사우디 여객기 공중충돌 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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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과거 10년간 항공기 사망사고 확률은 「이륙 10만회당 0.
5회 또는 1백만 비행시간당 1회」로 통계상으로는 비행기가 자동차보다 20배나 더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이같은 항공기 사고가 최근에는 급격히 느는 추세다 .전문가들은사고확률은 같아도 항공기 운항횟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며 『2000년에는 2주일에 한번 꼴로 대형사고가 날 것』이라고 예고할 정도다.
그래도 이번 「사우디-카자흐스탄 항공기 충돌사고」처럼 비행기가 공중에서 부딪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하늘에도 길(항로)이있고 또 그 길을 인도하는 사람(관제사)도 있기 때문이다.관제사는 순항중에는 비행기를 「수평으로 5해리,수직 으로 1천피트(고도 2만9천피트이하) 또는 2천피트(고도 2만9천피트이상인경우)」 사이를 띄우며 인도하고 공항근처에서는 「수평으로 3해리이상」을 띄운다.관제사의 지시만 잘 들으면 사고는 절대 없는것이다. 이번 사고도 인도관제사들은 비행기를 수직으로 1천피트이상 띄웠다고 주장하고 있다.외신은 인도관제사들이 「이륙하던 사우디아라비아 비행기에는 고도 1만4천피트」를,「카자흐스탄 비행기는 고도 1만5천피트를 유지」하도록 명령한뒤 바로 두 비행기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또 카자흐스탄비행기가 고도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관제사들의 증언도 함께전했다.게다가 사고를 낸 러시아제 비행기(일류신 IL-76)는주변비행기의 고도.속도등을 감지하는 「 트랜스폰더」도 장치하지않은 것같다는 추측도 있고 러시아 조종사들의 관제사와의 언어소통능력이 문제였다는 추측까지 있다.한편에서는 인도관제사들이 최근 계속 파업의사를 보였다는데 의문을 두는 측도 있다.
결국 사람 잘못인 것이다.이런 위험은 물론 우리 공항에도 있다.최근 러시아.중국항공기 취항이 크게 늘면서 우리 관제사들은그들과의 언어소통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음을 실토하고 있다.또 공중에서 비행기끼리 기준이상으로 접근하는 상황도 상당히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한국항공대 김병종(金炳鐘)교수는 『미국 연방항공국은 장비.조종기술이 일정수준이 안되는 외국 비행기의 취항을금지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안전관리수준이 현저히 떨어지는외국항공기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음성직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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