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아소 총리는 “서민이라는 말을 잘도 쓰고 있는데, 내가 볼 때 그런 서민이 가장 많은 곳이 호텔”이라며 기자들을 공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자들은 “(매일 밤 고급 음식점을 드나드는 것에 대해) 비판이 있다는 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계속 따져 물었다. 아소는 “나는 호텔이 싼 곳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 설령 저렴한 곳에 갔다고 치자. 기자들과 경찰관들이 몰려들어서 (업주가) 영업 방해가 된다고 하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겠느냐. 한번 대답해 보라”며 오히려 호통쳤다. 이에 기자들은 “정치 헌금이나 정당 지원금은 고급 식사를 위해 조성한 게 아니라고 본다”며 아소 총리를 계속 추궁했다. 아소는 화가 난 표정을 감추지 않은 채 “다행히 나에겐 돈이 있다. 내 돈을 내고 먹는다”며 기자들의 말을 뿌리친 채 관저를 나갔다.
일본 언론이 이렇게까지 나선 것은 아소 총리가 취임 이후 한 달 동안 보여준 ‘야간 행보’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모두 32차례에 걸쳐 고급 호텔의 음식점과 바 등에서 저녁 식사와 술자리를 벌였다. 그가 주로 다니는 곳은 최고급 호텔인 오쿠라(大倉)·제국(帝國)호텔 등이다. 업무를 마치면 곧바로 직행한 뒤 2~3차까지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다가 평균 밤 11시쯤 귀가한다. 아소 총리와 함께 저녁을 먹은 일부 젊은 의원은 “대화의 99%가 일상적인 잡담(馬鹿話·바카 바나시)”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본에선 “금융위기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총리가 너무 현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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