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밤 호텔 술집 순례하는 일본 총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아소 다로(麻生太郞·사진) 일본 총리의 고급 음식점·술집 출입이 도마에 올랐다. 일본 언론은 아소 총리가 취임 이후 한 달 동안 밤마다 시중 고급 음식점을 돌아다니자 “이대로 괜찮은가”라며 문제 삼고 나섰다. 여론까지 뒤숭숭해지자 22일에는 기자들이 아소 총리에게 직접 물었다. 기자들은 “하룻밤 몇만 엔씩 나오는 고급 음식점이나 술집에 가는 것은 서민의 감각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아소 총리는 “서민이라는 말을 잘도 쓰고 있는데, 내가 볼 때 그런 서민이 가장 많은 곳이 호텔”이라며 기자들을 공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자들은 “(매일 밤 고급 음식점을 드나드는 것에 대해) 비판이 있다는 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계속 따져 물었다. 아소는 “나는 호텔이 싼 곳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 설령 저렴한 곳에 갔다고 치자. 기자들과 경찰관들이 몰려들어서 (업주가) 영업 방해가 된다고 하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겠느냐. 한번 대답해 보라”며 오히려 호통쳤다. 이에 기자들은 “정치 헌금이나 정당 지원금은 고급 식사를 위해 조성한 게 아니라고 본다”며 아소 총리를 계속 추궁했다. 아소는 화가 난 표정을 감추지 않은 채 “다행히 나에겐 돈이 있다. 내 돈을 내고 먹는다”며 기자들의 말을 뿌리친 채 관저를 나갔다.

일본 언론이 이렇게까지 나선 것은 아소 총리가 취임 이후 한 달 동안 보여준 ‘야간 행보’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모두 32차례에 걸쳐 고급 호텔의 음식점과 바 등에서 저녁 식사와 술자리를 벌였다. 그가 주로 다니는 곳은 최고급 호텔인 오쿠라(大倉)·제국(帝國)호텔 등이다. 업무를 마치면 곧바로 직행한 뒤 2~3차까지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다가 평균 밤 11시쯤 귀가한다. 아소 총리와 함께 저녁을 먹은 일부 젊은 의원은 “대화의 99%가 일상적인 잡담(馬鹿話·바카 바나시)”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본에선 “금융위기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총리가 너무 현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J-HOT]

▶ 최불암 "鄭회장이 '당신 수놈 기질이 있군' 그랬었지"

▶ 코스피 1000선 위협… 원화·채권값도↓

▶ '호스티스 출신' 미모 女 작가로 日 열도 들끓다

▶ "어제 마신 술 가짜아냐?" 의심 많은 분들께

▶ 장롱속 달러 안나오는 이유, DJ 이례적 언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