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국민이 불신하는 경제 관료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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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대중(얼굴) 전 대통령은 23일 “국민이 불신하는 경제 관료들은 갈아야 한다. 그거 안 갈면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국민이 믿질 않는다”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이 외교·통일 문제 이외의 정치 현안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방송인 김미화씨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방송 5주년 특별 대담에 출연해 “경제가 성공하려면 국민이 지지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국민이 믿는 사람을 경제 관료로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여러 부처로 헷갈려 있는 경제 관계 기능을 조정하고 통할해야 할 부총리 제도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총리제는 김 전 대통령이 2001년 부활시켰다가 현 정부 출범 이후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폐지됐다. 다음은 김씨와 김 전 대통령의 일문일답.

-IMF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당시 금 모으기 운동에서 금이 21억 달러어치가 나왔다. 그때 우리 외환보유액 총액이 37억 달러일 때다. 우리가 국민의 힘을 활용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도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믿음이다. 국민이 (정부를) 믿으면 자발적으로 달러를 갖고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북핵 문제에 대한 현 정부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6·15선언과 10·4 선언을 지킬지 말지를 분명히 해야지, 이랬다 저랬다 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예산이 있는데도 안 주는 것에 대해 북한이 굉장히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미국과 일본은 그 문제에 대해 아주 말을 아끼고 신중하게 했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얘기를 했다. 거기다 최근에 삐라까지 돌려 북한이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실제 유고 사태가 생기면 북한에서 수백만 명의 피난민이 밀려 내려올 수도 있다. 남한 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럽겠느냐. 현재 6자회담을 성공시켜 북한을 국제 사회로 끄집어내 국제적 질서를 지키게 하면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 경제가 좋아지면 북한도 자연스럽게 평화와 안정을 바라게 될 것이다.”

-앞으로 북·미 관계에 대한 전망은.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잘 풀려 갈 것으로 본다. 동북아시아가 세계경제 중심권이 되면 미국도 안정된 지위가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는 게 우리에게 유리한가.

“민주당의 오바마가 이기면 북한과의 관계는 개선이 더 빨라질 것이다. 민주당 정책이 클린턴 때부터 북한과 대화를 통해 화해협력하고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을 것이다. 매케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약간 까다롭겠지만 딴 길이 없으니까 6자회담은 계속 진행되리라 본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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