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곰들은 사자 잡고 간다 … 인천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SK 나와라’.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SK와 2년 연속 패권을 다툰다. 두산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삼성에 5-2로 승리, 4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와 두산은 26일 1차전(문학·오후 2시)을 시작으로 7전4선승제의 ‘리턴 매치’를 벌인다. 1·2·6·7차전은 SK의 홈구장인 문학, 3∼5차전은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치러진다.

◆수성이냐 설욕이냐=페넌트레이스 1위 SK는 5일 정규시즌 최종전 후 충분한 휴식과 훈련을 통해 여유 있게 결전에 대비했다. 반면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6차전의 혈투를 벌이느라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됐다는 약점이 있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6차전 이상을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세 차례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성근(66) SK 감독은 지난해 생애 첫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패권에 도전한다. 2005, 2007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김경문(50) 두산 감독은 8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기세를 몰아 2004년 감독 부임 후 다섯 시즌 만에 우승을 노린다.

◆닮은꼴 맞대결=양팀은 빠른 발을 앞세운 ‘기동력 야구’에 타자들의 팀 배팅과 불펜 투수진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지녀 예측불허의 명승부가 예상된다. 두산과 SK는 올 정규시즌 팀 도루 수에서 각각 189개와 170개로 1, 2위에 올랐다. 선발 투수진에서는 김광현(16승)·채병용(10승) 등을 내세우는 SK가 랜들(9승)·김선우(6승) 등의 두산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정규시즌 MVP 후보로 꼽히는 ‘88둥이’ 김광현과 김현수(두산)가 어떤 대결을 펼칠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을 꺾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선수들이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기동력이 뛰어난 두산은 2004년 플레이오프와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은 26일부터 팀 컬러가 비슷한 SK와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벌인다. [연합뉴스]

◆비에 젖은 최종 PO 6차전=초반부터 두산의 분위기였다. 1회 말 이종욱과 오재원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2, 3루에서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었다. 두산은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고영민의 유격수 뒤쪽으로 가는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 오재원의 적극적인 홈 대시로 추가점까지 얻었다. 2-0 리드.

그러나 시작 전부터 내린 보슬비가 3회 말 두산 공격 때 폭우로 바뀌어 경기가 51분이나 중단됐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삼성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삼성이 4회 초 박진만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하자 두산은 4회 말 안타 2개와 사사구 3개를 묶어 2점을 뽑아냈다. 5회 다시 삼성이 한 점을 추격한 뒤 2사 1, 3루의 기회를 잡자 두산은 선발 이혜천을 내리고 정재훈을 투입해 불을 껐다. 5회 위기에서 양준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정재훈은 2이닝 2피안타·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신화섭 기자

양팀 감독의 말

 “작년 준우승 아쉬움 풀 것”

▶김경문 두산 감독=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많은 팬들이 응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에 져 아쉬움이 컸다. 올해는 꼭 좋은 경기 하겠다. 오늘 경기 수훈 선수는 선발 이혜천이다. 플레이오프 수훈 선수는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이종욱은 물론이고 오재원이 깜짝 활약을 했다. 김동주와 홍성흔 등 베테랑들과 투수들도 모두 잘했다. 오늘 경기 도중 비가 왔을 때 흐름이 삼성 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두산 불펜 너무 좋았다”

 ▶선동열 삼성 감독=선발 윤성환이 어느 정도 막아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일찍 실점하고 강판돼 아쉬웠다. 비가 내려 경기가 중단되면서 4회 흐름이 우리 쪽으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4회 말 2실점하면서 다시 두산으로 넘어갔다. 추격 점수를 내야 했는데 두산 불펜이 너무나 좋았다. 올해 어려운 와중에도 4위를 했는데 선발 투수 부분이 아쉽다. 선발이 조금 잘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올렸을 것이다. 그래도 박석민·최형우 등 어린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을 한 것은 수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