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클린턴 미국대통령의 再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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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5일 실시된 미국 대통령선거는 예상대로 빌 클린턴의 승리로 끝났다.이로써 클린턴은 194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래 52년만에 재선(再選)에 성공한 민주당출신 대통령이 됐다.
클린턴의 승인(勝因)은 나이와 경제 두가지로 볼 수 있다.50세의 젊은 클린턴에게 73세 노인 봅 도울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선거구호도 클린턴이 「21세기를 잇는 다리」를 내세운데 반해 도울은 「아메리칸 드림 재현(再現)」을 표방 했다.미국 국민들은 미래와 과거중에서 미래를 선택한 것이다.
경제에서도 클린턴은 유리한 입장이었다.현재 미국경제는 호황이다.지난 2분기에 실질성장률 4.7%를 기록했으며,실업률도 5.1%(8월 시점)로 89년3월 이래 최저다.뉴욕 주식시장은 지난달 사상최초로 지수 6천을 돌파했다.뿐만 아니 라 외교에서도 행운이 따랐다.중동.보스니아.한반도문제 등 주요 현안들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안정을 유지했다.
한편 도울은 클린턴의 실정(失政)을 제대로 공격하지 못했으며,오히려 잘못된 공약을 내거는 실수를 저질렀다.개인소득세 15% 일률 감세,중소기업 자산양도소득 반감 등 공약은 현재와 같은 호경기엔 크게 어필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또 사회분야에서 노인.저소득층.소수민족에 대한 복지축소를 내걺으로써 이들로부터외면당했다.
지난 4년동안 클린턴은 일개 아칸소주(州) 지사에서 미국의 지도자,세계의 지도자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그러나 앞으로그에게 닥칠 도전과 시련은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20세기와 21세기를 잇는 역사적 전환기에 미국대통령으 로서 미국과 세계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가가 그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서 볼 때 클린턴 재선은 미국의 한반도정책이 큰 변화없이 지속되리라는 점에서 일단 안도(安堵)할 일이다.그러나그동안 대(對)북한관계.통상문제 등에서 양국간에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정부는 새로 출범하는 클린턴 정부가 나아갈진로를 정확히 판단하고,양국관계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국제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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