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본격 연구공원시대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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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국내 대학에도 본격적인 연구공원 시대가 열리고 있다.지난달 중순 고려대가 「테크노 콤플렉스」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관한데 이어 연세대의 「연세공학연구센터」가 98년 완공을 목표로 맹렬한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서울대는 후문 호암생활관 인근 부지 2만8천평을 연구공원으로 지정,「서울대 연구공원」(SNURP)건립을 추진중이며 지방대학을 포함,10여개 이상의 대학이 연구공원 조성에 뛰어들 움직임이다.대학들의 이같은 시도는 산.학 협동연구의 이상적 모델로 국내 과학기 술계의 연구지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편집자註] 서울 신촌 연세대 정문을 통과하면 왼쪽에 큼지막한 건물 신축현장이 눈에 들어온다.연세대가 교운(校運)을 걸고공학연구센터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2개 연구동 연면적 총 1만여평의 테크노 콤플렉스를 가동하고 있는 고려대는 단지안에 포항제철 계열의 포스콘.삼성전자등 8개 대기업 연구소가 착착 입주중에 있다.고려대측은 『대학우수인력의 공동활용등을 기업에 유인책으로 제시한 것이 적중했다』고 밝혔다 입주 기업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연세대에 70억원을 출연했고 한국과학기술원에도 과제별 위탁연구를 주고 있는 현대전자의 김병훈(金柄薰)이사는 『우리가 원하는 반도체및 인공위성 관련 인력과 최신기술을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다면 투자효과는 충분한 셈』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고려대.연세대의 연구공원 개설이 이같이 기업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자 다른 대학들도 속속 사업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서울대.충북대등은 이미 부지선정을 마쳤으며 한양대.성균관대.
포항공대등도 나름의 강점을 살려 연구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는 기왕 늦은 터에 완벽을 기하겠다는 자세다.LG그룹.한국이동통신.한국전력등 6개 대기업이 출연한 자금으로 3천평짜리 연구동 6동을 짓고,아울러 정보통신분야 창업보육시설(인큐베이터)7백50평과 유엔백신연구소 5천평등을 포함, 총 2만8천평의 대단위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불황등으로 기업의 호응이 낮아 사업을 추진중인 대부분의 대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산부 이보원(李普遠)산업기술기획과장은 『정부는 산업기술 기반조성 사업비등을 산.학협동연구 대학에 집중지원할 방침』이라면서도 『대학들이 무리해 연구공원을 세울 경우 입주업체 모집등에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과학기술원 배종태(裵鍾太.산업경영학)교수도 『우리가 케임브리지대 과학공원이나 실리콘 밸리등의 성공사례에 너무 집착하고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미국의 경우 1백33개과학공원중 15개 정도만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성공률은 높지 않다』고 신중론을 폈다.
윤재석.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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