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도 거센 政經 유착-경제거물 7인방 옐친 재선기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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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 1월 스위스의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러시아의 최고 기업인극소수가 은밀하게 한자리에 모였다.해마다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할 목적은 아니었다.
참석자는 TV 방송국과 금융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가 보리스 베레조프스 키,오넥심 은행장 블라디미르 포타닌,모스트 금융.미디어그룹 경영인 블라디미르 구신스키,메나테프 금융.석유사사장 미하일 코도르코프스키,알파 은행의 최고경영자인 표트르 아벤과 미하일 프리드먼,스톨리치니 은행장인 알렉산더 스몰렌스키등 ■ 명이었다.
러시아 경제의 절반을 주무른다는 이른바 신 노멘클라투라(특권계층) 7인방이다.이들은 당시 대선을 앞둔 러시아의 정국운영 방안을 논의한뒤 옐친대통령을 재선시키자고 약속했다.개방을 통한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계속 추진하자면 다른 대안이 없다는 판단에서다.이 7인방은 선거전에 3백만달러 이상을 지원하는 한편계열 언론사를 통한 간접유세등으로 옐친이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와 관련,7인방의 한 사람인 베레조프스키는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회견에서『러시아에서 자본주의체제와 기업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털어 놓았다.당시 재선이 불투명했던 옐친은 선거 참모장인 아나톨 리 추바이스를 통해 막후에서 이들과 손을 맞잡은 덕에 결국 정권 지키기에성공했다.이들 기업가 7인방은 선거 뒤에도 러시아의 주요 정치일정을 주도하는 막후 실력자들로 주목받고 있다.매주 머리를 맞대고 정기 모임을 갖는 이들은 옐친 정부에 직접적인 영향력까지행사하고 있다.옐친 이후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추바이스를 대통령행정실장에 앉히는데 막강한 입김을 불어넣은 이들은 최근 7인방 가운데 베레조프스키와 포타닌 두사람을 국가안보위 부서기와 경제담당 수석부총리로 입각시킬 정도로 러시아 정국의 큰 변수로작용하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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