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인재·언론, 오바마 품으로 모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右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플로리다주 올랜도 유세장에서 나란히 연단에 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오바마와 힐러리는 6월 이후 처음으로 공동 유세에 나섰다. [올랜도 AP=연합뉴스]

선거를 2주 남기고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게 돈과 인파, 언론이 몰려들고 있다. ‘오바마 대세론’의 징후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이번 대선은 접전이 분명하다”며 방심을 경계하고 나섰다.

◆선거자금, 오바마가 두 배=매케인 진영은 20일(현지시간) 연방선거위원회에 대선일(11월 4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선거자금이 4700만 달러라고 밝혔다. 국가로부터 받은 8400만 달러의 선거자금 중 이미 3700만 달러를 사용한 것이다. 매케인은 공영자금을 받은 이상 이 한도를 지켜야 한다. 반면 공영자금을 포기한 대신 제한 없이 사적 선거자금을 모금할 수 있는 오바마 진영은 돈벼락을 맞고 있다.

지난달 초 9500만 달러를 은행에 예치해 뒀던 오바마 진영은 지단달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억5000만 달러를 추가로 모았다. 매케인보다 두 배 이상 실탄을 확보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9월부터 대선 당일까지 오바마가 받아서 쓸 선거자금은 모두 5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는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오하이오·플로리다 등 경합주를 넘어 공화당 텃밭인 웨스트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인디애나주까지 공략하고 있다. 21일에는 플로리다주에서 오하이오 등 4개 주 주지사들을 소집해 일자리 증대 방안 회의를 연다.

매케인 진영의 릭 데이비스 공보담당자는“오바마가 대선 사상 가장 많은 돈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우리는 자금을 핵심 경합주에서만 아껴 써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유세 인파, 오바마 독점=18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게이트웨이 아치에서 열린 오바마의 연설엔 무려 10만 명이 몰려들었다. 20일 저녁 오바마의 유세가 열린 플로리다 올랜도에도 4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젊은층과 자원봉사자들을 주축으로 ‘풀뿌리 선거운동’을 펼치는 오바마의 선거 전략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18일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매케인의 유세에는 5000여 명씩만 모인 채 쓸쓸히 치러졌다. 20일 미주리주에서 열린 유세에도 7500명만이 모여들었을 뿐이다. ABC방송은 “유권자 뇌리에 박힌 썰렁한 유세장 모습의 여진은 며칠 갈 것”이라며 “대선까지 불과 2주 남은 상황에서 매케인에겐 대단히 아까운 시간”이라고 분석했다.

◆신문들, 오바마 지지 도미노=워싱턴 포스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 메이저 신문 등 미국 내 46개 신문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매케인 지지를 선언한 신문은 16개에 불과하다. 유대계 자본이 장악한 미국의 메이저 신문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왔다. 리버럴 성향이 강한 유대계들이 민주당을 집중 지지해 왔고, 민주당도 집권하면 친 유대계 정책으로 화답해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수적인 시카고트리뷴이 160년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은 미 신문들도 오바마에게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오바마, 유세 일시 중단=민주당은 20일 “오바마가 하와이에서 노환으로 위중한 상태인 외할머니 마델린 던햄(86)을 병문안하기 위해 23~24일 선거 유세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는 20일 NBC방송에 출연해 “이번 대선은 접전이 될 게 분명하다”며 “격전 지역마다 박빙 승부가 진행 중이며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