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24. 페어웨이 벙커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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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스코어를 좌우하는 요소들 중에는 벙커에 얼마나 빠졌고, 얼마나 잘 탈출했느냐도 아마 포함될 거예요. 프로 선수들도 벙커 때문에 파세이브를 못할 때가 많으니 아마추어 골퍼들의 어려움은 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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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프 코스든 벙커는 있게 마련이에요. 그러니 벙커샷은 분명하게 요령을 익혀두지 않으면 안될 필수과목인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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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 상태에 따라 샷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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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는 크게 페어웨이 벙커와 그린 주변 벙커 두가지로 분류되지요. 그리고 탈출하는 방법도 완전히 다르답니다. 오늘은 먼저 페어웨이 벙커에서의 샷을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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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웨이 벙커는 보통 티샷을 한 공이 떨어질 만한 거리에 만들어 놓지요. 따라서 그린까지 꽤 먼 거리가 남아 있어요. 그러니 그린 주변 벙커에서처럼 모래를 먼저 쳐 공을 퍼올려선 안 됩니다. 그러면 공이 조금밖에 날아가지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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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반드시 공을 먼저 때려 클럽헤드가 모래의 저항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공의 윗부분을 때리는 토핑을 해서는 안 되겠지요. 공의 아랫부분을 정확히 때려 모래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방향과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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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를 보면 클럽헤드를 바닥에서 조금 들어올린 듯한 세트업 모습을 발견하실 거예요. 정교함이 요구되므로 그립 아랫부분을 잡아 정확성을 기하는 것도 요령이에요. 그리고 하체는 단단히 고정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모래 속에 발을 어느 정도 파묻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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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감안해야 할 건 공이 놓여 있는 모래 상태가 어떤지, 그리고 공이 날아가야 할 앞부분의 벙커 턱이 얼마나 높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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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모래 위에 묻히지 않고 표면 위에 잘 떠있고 벙커 턱도 낮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한 클럽 정도 길게 잡고 풀스윙을 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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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처럼 피니시까지 자신있게 하세요. 긴 클럽을 잡는 이유는 공이 클럽헤드에 맞는 순간 공 아래에 있는 모래에 그 힘의 일부를 흡수당하면서 날아가는 힘이 조금 약해지기 때문이에요. 그것을 감안해 목표지점보다 더 멀리 보고 때리라는 것이지요. 공이 놓인 상태가 좋다면 롱아이언은 물론 페어웨이 우드샷도 충분히 구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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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벙커턱이 높거나 공이 모래에 살짝 묻혀 있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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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웨이 벙커 샷에서 벙커 턱의 높이는 중요해요. 어느 상황이건 충분히 턱을 넘길 정도의 로프트를 가진 짧은 클럽을 골라야 합니다. 거리가 많이 남아 있더라도 어쩔 수 없어요.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공 아래로 클럽헤드가 파고드는 샷이 아니라 공을 먼저 때리는 샷을 해야 하므로 대개 클럽의 로프트보다 낮은 탄도의 샷이 나오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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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평상시 페어웨이에서의 로프트를 생각하고 샷을 했다가 공이 벙커턱에 맞으면서 코앞에 떨어지고 마는 경우가 종종 생기지요. 그러니 벙커 턱을 안전하게 넘길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거리를 낼 수 있는 클럽을 선택하는 게 올바른 요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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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벙커 턱 높을 땐 탈출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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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아랫부분이 모래에 슬쩍 묻혀 있을 때도 거리를 손해 보는 경우입니다. 가급적 모래를 건드리지 않으려면 평상시에 클럽헤드가 공에 맞는 부분보다 좀더 위쪽을 때려야 해요. 당연히 로프트가 낮아지게 되지요. 그러니 가뜩이나 로프트가 낮은 롱아이언을 잡았다가는 공이 뜨지 못하고 모래 표면을 구르고마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따라서 이 경우의 해답은 '거리 욕심은 포기하고 가급적 로프트가 큰 아이언으로 공을 확실하게 탈출시켜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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