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1안타 … 뿔난 곰 방망이, 사자 마운드 난타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양 팀은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이뤄 한국시리즈 진출 팀은 최소 잠실구장 6차전 이후에 가려지게 됐다. 5차전은 21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벌어진다. 두산은 랜들, 삼성은 배영수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두산 홍성흔이 4회 초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함성을 지르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1차전 승리 후 2연패를 당했던 두산은 이날 선발타자 전원이 안타를 기록하는 등 맹타를 휘둘렀다. [대구=연합뉴스]

▶살아난 두산 타선

김경문 두산 감독은 전날 3차전에서 패한 뒤에도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두산 타자들은 모처럼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1회 초 무사 만루에서 김동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제점을 올린 뒤 고영민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1회에만 대거 5점을 뽑아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두산은 선발 타자 전원이 21안타를 날리며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이 기록을 세웠다. 삼성 양준혁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 안타 타이 기록(62개·히어로즈 전준호)을 세웠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볼넷 주의보

포스트시즌에서 심판들은 스트라이크 존을 좁고 엄격하게 적용하곤 한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볼넷이 승부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4차전에서도 1회 초 두산 공격 무사 1, 2루에서 삼성 이상목이 김현수와 김동주에게 잇따라 볼넷을 허용해 결국 5실점의 출발점이 됐다. 특히 김동주에게 연속으로 몸쪽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나는 공을 던졌으나 임채섭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상목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휴식이 보약

양 팀 선발인 이상목(삼성)과 김선우(두산)은 이날도 초반에 무너졌다. 불펜 대결에서는 두산이 전날 2-6으로 완패해 구원 투수 소모가 적었던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두산은 2차전 뒤 이틀간 휴식을 한 정재훈과 임태훈 등 ‘필승 계투조’가 잇따라 나와 팀 승리를 지켜냈다. 반면 삼성은 전병호와 조진호가 매 이닝 점수를 내주는 바람에 추격의 동력을 얻지 못했다.

▶무심(無心) 대 무심

선동열 삼성 감독은 플레이오프 시작 전부터 “우리는 여기까지 왔으면 됐다”며 승부에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도 선 감독은 배영수 대신 4선발 이상목을 선발로 내세웠고, 진갑용의 휴식을 위해 현재윤을 선발 포수로 출장시키는 등 여유로운 선수 기용을 선보였다.

김경문 감독 역시 2연패한 뒤 짐짓 마음을 비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이제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며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지는 것보다 차라리 플레이오프에서 일찌감치 떨어지는 게 낫다”는 말까지 했다. ‘무심(無心) 대 무심’의 벤치 대결은 결국 2승2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승부의 분수령이 될 5차전을 맞이했다.

대구=신화섭 기자

양팀 감독의 말

 ▶김경문 두산 감독=오늘 지면 앞으로 연패가 될 거라는 걱정을 안고 경기를 했다. 안타가 많이 나와 쉽게 득점은 했지만 투수진이 불안해 10점을 넘게 내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선발 김선우의 구위가 아쉬웠고, 3회 이후까지 더 기다리면 우리가 불안해질 것 같아 강판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타자들이 오늘 안타를 기록한 건 다행이지만 내일은 공이 좋은 배영수가 선발이니 마음 놓지 말라고 했다.

▶선동열 삼성 감독=선발 이상목이 1회 5실점한 순간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베테랑 투수 3명(이상목, 전병호, 조진호)이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했지만 오늘 휴식을 취한 다른 투수들이 내일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공격 쪽에서는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내일 배영수가 초반에만 잘 버티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진갑용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박석민을 경기 도중 교체한 것은 휴식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