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술 한잔은 "노"-토요격주 근무제 확산 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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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목요일은 술마시는 날,금요일은 집들이하는 날.」 한 주중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금요일 저녁의 회사주변 술집들이 대부분 썰렁한 분위기로 바뀌었다.대신 목요일에는 술잔을 기울이는샐러리맨들의 목청이 한 주일중 가장 높다.금요일 퇴근하자마자 2박3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 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주변에 있는 음식점.술집의 매상도 목요일이 가장 높다.
세제나 휴지꾸러미를 들고 찾는 직장동료의 집들이도 종전의 토요일에서 이제는 금요일이나 평일로 바뀌고 있다.격주이기는 하지만 휴일인 토요일에 집들이 하는 것은 큰 「결례」이기 때문이다.토요격주휴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달라진 직장인들의 풍속도다.격주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부분의 공무원들과 정부투자기관 근무자들도 비슷한 모습이다.
2월부터 토요격주휴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두산씨그램 경리팀은 금요일로 고정돼 있던 회식일을 목요일이나 수요일로 옮겼다.결혼식이나 이사에 따른 직원 집들이도 토요일 보다 금요일이 많다.
지난해 8월부터 토요격주휴무제를 도입한 한화그룹 문화실도 쉬는토요일이 낀 주의 금요일에는 거의 회식을 하지 않는다.목요일에가장 많이 한다.날 잡아 마시는 게 아니라면 퇴근후 술좌석은 월요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두산씨그램 경리팀 이정명 대리는 『이틀간 푹 쉰 탓인지 월요일에 술집 을 찾는 날도 많다』고 말한다. 직장인을 주고객으로 하는 오피스가의 술집이나 음식점의 영업실적도 이런 풍속도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서울충무로의 삼겹살집인 「최대포집」은 목요일 매상이 금요일보다 50% 정도 많다.월요일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람도 만만찮아 어떤 주 에는 월요일 매상이 목요일 것을 넘기도 한다.주인 장수복(41.여)씨는 『금요일과 목요일이 바뀌어 버렸다』고 밝힌다.서울중구서소문동의 철판구이집 「호성」의 김지덕(52)사장도 『종전에는 금요일에 회식손님이 가장 많았지만 요즘은 목요 일이 더 나을 때가많다』며 『지난주에도 금요일 매상이 목요일의 절반에 못 미쳤다』고 말한다.
반면 주말의 휴일이 하루 늘면서 낚시나 등산등 시간이 많이 드는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토요격주휴무제는 93년 LG그룹이 일부 계열사를 대상으로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
선경.쌍용.한화.동양그룹의 일부 계열사등으로 빠르 게 확산되고있다.또 경찰.검찰등 일부 특수기관을 제외한 모든 정부부처와 18개 정부투자기관중 10개사가 토요전일근무제라는 이름 아래 토요격주휴무제를 실시중이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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