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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영덕군강구면 오십천 하구 연어떼 산란장소 못찾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가을색이 짙어가는 경북영덕군강구면 오십천 하구.
무릎이 잠길 정도로 얕고 맑은 강물을 따라 등쪽에 검붉은 색을 띤 30~50㎝ 크기의 어미연어떼가 상류쪽으로 쏜살같이 거슬러 오른다.
4~5년전 이곳에서 놓아주었던 새끼연어들이 일본 북해도를 거쳐 베링해와 알래스카까지 가 다 자란 뒤 알을 낳기 위해 자신의 고향을 찾아 수만㎞를 헤엄쳐 되돌아오고 있는 현장이다.
그러나 상류쪽으로 한참 거슬러 오르던 연어떼가 갑자기 방향을잃고 갈팡질팡한다.
영덕군이 2일부터 상류지역인 영덕읍 야성초등학교 앞에서 자갈과 모래를 채취하는 바람에 강바닥이 뒤집히고 뿌연 흙탕물이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 탓에 산란장소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덕군이 이곳에서 파내기로 한 자갈과 모래는 6만5천으로 11월말까지 두달동안 작업을 계속할 예정.
바로 이 기간은 연어떼가 강을 거슬러 올라 알을 낳는 때.
경북도 내수면시험장 공경준(孔慶俊)시험장장은 『골재채취장에서흘러 내리는 흙탕물이 연어의 산란을 방해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이 시기를 피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덕군 건설과는 『연어 산란기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골재채취작업을 하게 됐다』며 『채취장 주변에 둑을 쌓아 흙탕물이 흘러 나가는 것을 막는등 연어 산란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경북도는 어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10년전부터 오십천에서 산란기의 연어알을 채취,부화시켜 매년 2월 새끼연어 2천만마리를 풀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울진 왕피천에서도 올해부터 1천만마리를 방류하기 시작했다.
영덕=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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