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子회사 수술대에-韓부총리 赤字회사 정리방침 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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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은행이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방만하게 늘려온 자(子)회사의 정리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승수(韓昇洙)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23일 취임후 처음으로 소집한 금융감독기관장및 국책은행장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금융기관의 수지개선에 기여하지 못하는 자회사는 정리해 나가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韓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금융기관 구조조정법」에 이어 정부가 은행업의 전면개방에 앞서 추진하고 있는 「은행 경쟁력 높이기」의 한 방안으로 만성적자 상태의 은행 자회사 축소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해 주목된다.
지난 6월말 현재 국내 25개 일반은행의 자회사는▶국내 99개사▶해외 현지법인 44개사등 총 1백43개사로 올들어서만 14개사가 늘었다.
은행당 5.7개사나 된다.자회사에 대한 은행의 출자액도 2조5천4백15억원에 이른다.
자회사는 특히 7대 시중은행(5대 시중은행.외환.국민)에 많다.7대 시중은행의▶자회사수는 1백10개사로 은행당 15.7개사나 되며▶자회사에 대한 출자액은 2조8백11억원으로 은행당 2천9백73억원이다.자회사에 대한 은행당 출자액이 평균 납입자본금(7천6백51억원)의 38.9%나 된다.
업종별로는 1백43개 자회사 가운데▶신용금고가 21개사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리스 20개사▶연구소 12개사▶투자자문.금융전산.창업투자 각 7개사 등의 순서다.
은행의 자회사가 이처럼 많은 것은 최근들어 은행이 적극적으로해외진출을 추진하면서 해외 현지법인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행장이 되지 못하는 은행 임원이나 직원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무리하게 자회사를 설립한데도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경민.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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