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시장 국산브랜드 돌풍-닉스.베이직등 70%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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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고급 청바지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외국 브랜드를 몰아내고 있다. 게스를 비롯해 캘빈클라인.리바이스.겟유스트.마리떼푸랑소아저버(MFG)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닉스.스톰(태승트레이딩).베이직.지브이2(지브이사)등 국내의 신생 제품들에밀려 일부는 한국시장에서의 철수를 검토하고 있을 정 도다.
이들 외국브랜드는 3년전만 해도 국내 시장의 80%가량을 장악했으나 2년전부터 국내 브랜드에 밀리기 시작해 올들어서는 국내 제품이 시장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역전 상황이 연출됐다. 청바지는 청소년들이 즐겨 입는 「가장 미국적인」 옷으로,최근의 이같은 현상은 의류시장의 완전 개방시대에 우리 업계가 취해야할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있다.
18일 관련업계가 집계한 올 1분기 브랜드별 청바지 판매 실적을 보면 국내 제품인 닉스가 1백69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차지했고 2위인 겟유스트(미국 브랜드)는 이보다 절반수준인 87억원에 머물렀다.
닉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 48억원에서 1년만에 매출액이 4배나 뛰면서 1위 자리를 확고하게 구축했으며 반면에 미국 청바지의 대표격인 게스는 지난해 1분기 1백5억원에서 올해는 83억원으로 줄어들어 3위에 그치는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제품이 외국 브랜드를 밀어내는 현상은 올 하반기들어 더욱 가속화돼 고급 청바지의 매출동향을 가장 잘 볼수 있는 서울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의 3분기(7~9월)브랜드 매출액을 보면닉스 3억4천7백만원,지브이2 3억2천1백만원 ,베이직 2억8천8백만원,스톰 1억6천6백만원으로 선두 4위를 국내 제품이 나란히 차지했다.외국브랜드인 MFG는 1억5천7백만원,리바이스는 1억3천5백만원,게스는 1억2천9백만원에 각각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4천억원의 고급 청바지 시장은 지난해를 고비로 국내 제품이 강세를 보여 올 하반기에는 시장의 70%가량을장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산 제품이 실용성이 우선인 미국풍보다 질감이부드럽고 우아한 유럽풍의 디자인을 채택한데다 입으면 다리가 길어 보이는등 한국인 체형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국내 패션을 리드하는 18~25세의 「감성적인 신세대」층을 사 로잡았기 때문이다. 또 원단 뒤처리를 홍콩에서 하고 가격도 10만원대의 비싼 값으로 하면서 세일을 하지 않는 고급 이미지 정책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갤러리아 백화점 윤창호(캐주얼 담당)씨는 『국내 진메이커들이변덕스런 국내 청소년들의 취향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한 디자인이히트하면 금방 많은 물량을 뽑아내 민첩하게 대응한다.반면 외국산 브랜드들은 그런 점에서는 한계가 있어 이제 는 외국산들이 오히려 뒤늦게나마 국내 브랜드를 흉내내고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에따라 일부 외국업체는 국내 시장을 「가망 없다」고 판단,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업체에 대해 라이선스 계약을 요청하는 외국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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