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육상 코칭스태프 할 사람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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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대한육상연맹이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구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코칭스태프 구성을 매듭짓고 이번주중 국가대표를 확정,다음달 4일부터 태릉선수촌에서 97년 부산동아시아경기대회.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대비한 1단계 훈련을 시작한다는게 육상연맹의 당초 계획이었다.그러나 적임자로 여겨졌던 사람들이 대부분 고사하는 바람에 인선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 국가대표 코칭스태프를 왜 싫다고 할까.
육상연맹측의 지원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우선 월급이 형편없이적다.고작 1백만원 남짓으로 그나마 대한체육회에서 주는 돈이다. 더욱이 대표코치는 소속회사에 사표를 내야 한다.국내 20여개 육상팀은 코치 1명이 선수 1~4명을 거느리는게 보통이다.
그러다보니 대표팀을 맡을 땐 소속팀과 결별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종목은 코칭스태프가 여러명이라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돼도 사표를 낼 필요가 없다.
이에따라 체육회.연맹.소속팀의 3중지원을 받고 임기후 소속팀에 복귀하는 다른 종목 국가대표 코칭스태프와 달리 육상코치들은「기간」이 끝나면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만다.실제로 애틀랜타올림픽 육상대표단을 맡은 코치 4명중 도호영코치(높 이뛰기)만 새직장(신설 한보육상팀)을 찾았을 뿐 임도제코치(단거리)와 김순윤코치(투창)는 올림픽이후 3개월째 놀고있다.이성직코치(중거리)는 한양대에서 임시코치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실정이다.
육상연맹은 그동안 「기본종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바깥의 무관심에 서운해 하는등 「내탓이 아니라 네탓」이라는 자세를 취해왔다.돈타령이다.그러나 내용을 알고 보면 육상연맹에 관심을 가진 기업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풍부 한 지원을 받고 있는 비인기종목도 많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육상연맹이과감히 현재의 체제를 개편,관심있는 기업의 지원을 받는다면 자금문제가 해결될수 있을 것이다.육상연맹 지도자들은 벽에 부닥친대표팀코치 영입작업에 대해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지 않나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정태수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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