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춘천 닭갈비] 그땐 울었지만 오늘은 웃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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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살의 새내기 직장인입니다. 3년 전, 입대하는 남친과 춘천에 갔습니다. ‘울면 헤어진다’는 속설 탓에 복받치는 눈물을 꾹 참았지요. 식당에 들어가 닭갈비를 2인분 시켰습니다. 아무런 맛도 없었다는 기억뿐이네요. 헤어지는 상황이니 그랬겠지요?

그 뒤 저도 유학을 떠나 올해 초 돌아왔습니다. 제대한 그를 다시 만나니 입대 때 몰랐던 닭갈비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헤어지는 커플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커플로요.

도심을 뒤로한 채 들뜬 마음으로 춘천으로 향했어요. 드라마 ‘겨울연가’로 유명해진 남이섬에 먼저 들러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의암댐 입구에 있는 ‘춘천 의암댐 닭갈비 막국수 집’(033-262-6191)에 도착했습니다.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빨갛게 익은 닭갈비를 먹는 순간, 왜 춘천의 명물이 됐는지 알겠더군요. 고추 양념장에 하루를 숙성시킨 닭고기, 손가락 굵기의 양배추와 고구마, 대파랑 깻잎으로 뒤범벅된 떡볶이 떡 등. 그 맛이 3년 전 눈물을 삼키면서 먹던 맛과는 천지 차이더군요.

맛의 비결은 ‘며느리도 모른다’는 양념장이라고 하네요. 닭살 속 깊게 양념의 맛을 배게 하려고 불판이 열을 받았을 때 한 번 더 양념장을 넣어주더군요. 얼얼해진 입안을 춘천의 또 다른 명물인 막국수로 마무리했지요. 입부터 가슴까지 행복한 춘천 맛이었습니다. 이선화 (25·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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