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두꺼비 살리기 - 택지 개발 '팽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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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흥이 두꺼비마을 생태보전 대책위 관계자들이 산남3택지지구에서 삼보일배를 벌이고 있다. [청주=안남영 기자]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산남3택지개발지구 내 두꺼비 서식지의 생태보전 대책을 요구해온 시민단체의 반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도내 4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원흥이 두꺼비마을 생태문화보전 시민대책위원회'는 회원 12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6~7일 두꺼비 집단서식지로 밝혀진 산남3지구 내 원흥이 방죽에서 우암동 토지공사 충북지사까지 9㎞에 걸쳐 삼보일배 시위를 벌이고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대책위는 또 원흥이 보전운동 확산을 위해 10일 삭발시위를 벌이고 12일쯤 지역 종교계, 학계, 문화계 인사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원흥이 생명평화회의'를 발족, 범문화운동으로 확대하는 등 투쟁강도를 더욱 높여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대책위는 작년 5월 생태보전문제를 제기한 이후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최근까지 공사저지 농성 등 각종 시위를 벌여왔다.

대책위 박창재 활동국장은 "두꺼비 생태보전을 위해 청주지법과 청주지검 이전 예정지를 원흥이 방죽 아래쪽으로 변경할 때까지 토지공사 본사와 대법원, 도와 시 자치단체를 상대로 투쟁을 벌여가겠다"며 "사업이 지연되겠지만 1년 정도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지공사 홍용석 총괄부장은 "두꺼비 생태통로를 30m폭까지 확대하는 등 할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양보했다"며 "더 이상의 사업변경은 공기지연과 비용발생 등으로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자사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지만 충북도와 청주시는 "행정 절차가 마무리돼 이미 손 떠났다"며 수수방관하고 있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말 착공된 산남3지구는 33만평 규모로, 대책위의 시위 등으로 공사가 파행을 겪게 되자 토공은 대책위를 상대로 공사방해중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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