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가 더 떨어지면 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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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쇼크' 이후 줄기차게 주식을 팔고 있는 외국인들의 '손익(損益) 분기점'은 어디일까.

손해를 보면서 주식을 파는 것은 달갑지 않다는 점에서 손익 분기점은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언제 진정될지 가늠해 보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최근 매도 공세를 주도한 헤지펀드들의 손익 분기점을 종합주가지수 840선으로 봤다.

중국 위안화 평가 절상에 대한 압력이 컸던 지난해 9월 서방 선진 7개국(G7) 회담 이후부터 투기적 자금이 빠른 속도로 국내 증시에 들어왔다고 추정할 때 평균 매수 단가는 종합주가지수 841포인트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의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9월 이후 평균 매수 단가는 54만8000원이다.

지난 7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838포인트, 삼성전자 주가는 54만원을 기록했다.

김세중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 840선, 삼성전자 주가 54만8000원 아래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들어온 헤지펀드들의 매도 공세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익 분기점은 주식을 언제 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인 지난해 5월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의 손익 분기점은 791포인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POSCO의 주가는 이미 그동안의 평균 매수 단가 밑으로 떨어졌다.

물론 주가가 손익 분기점 밑으로 떨어진다고 주식을 팔지 않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 손해를 보더라도 주식을 파는 '손절매(Loss Cut)'가 나올 수 있다.

김학균 연구원은 "국내 자금이 증시로 들어오지 않고 있어 외국인들이 그동안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온 주식을 제값 받고 팔기도 쉽지 않은 여건"이라며 "외국인들도 곤경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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