越北루트 드러나 탈출로 바꾼듯-군 무장공비 수색작전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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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9일 오후 강원도평창군 오대산 부근에서 민간인 3명이 총상등을 입고 살해된채 발견됨으로써 지난달 30일 이후 종적을 감췄던 무장공비의 행적이 드러나기 시작해 군의 수색작전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군당국은 지난 18일 침투이래 민간인들을 살상하지 않던 무장공비들이 민간인을 사살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자 이를 감추기 위해 해코지할 수는 있으나 민간인 남자 2명의 머리와 복부에다 총을 쏘고 여자는 목을 조르 고 둔기로 머리를 때려 살해한 사실등은 단순히 막다른 상황에 처한 단말마만으로 볼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강릉지역 농가에서 옥수수를 빼앗아 먹기는 했지만민간인은 사살하지 않았다.허기진 공비가 음식물을 빼앗느라 민간인들을 해칠수는 있으나 살해수법이 너무 잔인한 것은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군당국은 그 배경을 북한당국의 지령으로 추정하고 있다.도주중인 공비에 대해 북한이 살인을 포함한 모든 수단.방법을 가리지말고 탈출을 시도하라는 무전지령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군당국은 민간인 3명이 피살된 지점에 비춰 무장공비들이▶잔당 3명이 오대산과 건봉산으로 퇴로를 달리 했거나▶일단 건봉산까지 갔다 탈출로를 변경했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민간인들이 피살된 곳은 평창군진부면 오대산 자락의 1천2백8 1고지로,무장공비 소탕작전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칠성산 북쪽 30㎞지점이고 공작조로 보이는 무장공비들의 위치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건봉산으로부터 남쪽 80㎞ 지점이다.
무장공비들이 칠성산→오대산→건봉산으로 이어지는 탈출루트를 이용,1차 탈출을 시도했다 지난 6일 무전교신 과정에서 자신들의위치가 건봉산이라는게 노출되자 다시 남하,삼림이 우거져 소탕작전이 가장 어렵다는 오대산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 다는 것이다.
이 루트는 한국전쟁 직후 빨치산들이 북으로 넘어간 퇴로였으며68년11월 울진.삼척지구에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들도 이 루트를 이용해 북쪽으로 탈출하려고 시도했었다.
군당국은 이같은 정황으로 보아 공비들이 오대산을 멀리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수색 압박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김민석.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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