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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중국문화재 수집-독립유공자 김형석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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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지나간 과거의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당시의 문화유산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흙속에 파묻히고 말았을 문화유산들이 몇몇 수집가들에 의해 되살려져 오늘날에도 당시 문화의 편린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70여년간의 외국생활을 통해 5천여점의 중국 골동품을 수집한김형석(金亨石.84)옹도 그 드문 이들 가운데 한사람.일제시대중국 국부군 장군 출신으로 독립유공자이기도 한 金옹은 평생을 중국 골동품 수집을 위해 살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웬만한 박물관 수준 못지 않은 소장품을 갖고 있다.40년대 말부터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유럽등 세계각지로부터 수집한 중국의 각종 문화재를 몇년전부터 국내에 반입,청나라 건룡제의 곤룡포(袞龍袍),중국 국보급인 계혈석(鷄 血石),송나라때의 술잔,7천여년전의 토기등 중국의 문화유산 5천여점이 서울도곡동 소재 金옹의 사무실에서 숨쉬고 있다.특히 태극무늬가 새겨져 있는 중국 도자기와 청나라 황실에서 사용했던 관요(황실에서 쓰던 생활용품을 통칭)는 그가 가 장 아끼는 것으로 「억만금을 줘도 팔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감정능력 또한 뛰어나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현 중국정부로부터 「북경시문물감정자순복무중심(北京市文物鑒定咨詢服務中心)」감정위원으로 위촉됐다.국내에서는 「한국고미술협회」의 고문직도 맡고 있다.그가 중국문화재 수집에 본격적으로 나서 기 시작한 것은 해방이후.홍콩총연기업공사와 용마화랑 사장,말레이시아 주재한국대사관의 한국상품수출담당관등을 역임하면서 남들이 거들떠보지않던 중국문화재 수집에 신명을 바쳤다.『청년 장교시절 교분을 맺었던 사람들이 중국 군부의 요직에 있어 그들의 도움으로 골동품 수집이 가능했다』는 金옹은 최근 서울 그랜드백화점에서 한.
중수교 4돌을 기념하는 「중국문물전시회」를 열어 비장의 소장품들을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어느 나라든지 문화재 수준의 골동품은 자국외 반출을 금하고 있다』고 들려준 金옹은 골동품에 관심을 가지는 예비 수집가들에게 『골동품이 아닌 일반 생활용품을 모을 것』을 권유했다.각국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생활용품들 가운데 특 징적인 것을하나둘 모으다 보면 안목이 생기고 나중엔 역사적인 가치도 지닐수 있게 될 것으로 조언했다.
『그동안 수집한 중국문화재를 널리 알려 후손들의 역사공부에 보탬이 됨과 동시에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도 일깨워주고 싶다』는 金옹은 『남은 여생을 민족혼과 도덕을 새롭게 정립하는 사회운동에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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