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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익은 TV광고 배경음악 알고보니 클래식 명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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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TV 광고음악에 등장하는 클래식 중에는 이미 귀에 친숙한 곡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곡들도 있다.외국처럼 친절하게 배경음악의 곡목을 자막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별로 없다.그래서 이래 저래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던 TV 광고 음악중 클래식만 모아놓은 앨범이 EMI레이블로 출시됐다.
이 앨범에는 푸치니의 『자니 스키키』중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고려당),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대한항공),카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중 「오 운명이여」(삼성 애니콜),카탈라니의 『라 왈리』중 「난 멀리 떠나야 해」(현 대자동차 마르샤),그리그의 『솔베이지의 노래』(고려페인트),쇼팽의 『피아노협주곡 제1번 e단조』중 3악장(장기신용은행),바버의 『4개의 노래』중 「찬란히 빛나는 이 밤에」(에스콰이어 포트폴리오),브루흐의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 3 악장(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바그너의 『탄호이저』중 「순례자의 합창」(파크랜드 박상원편),베르디의 『나부코』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동서식품),하이든의 『교향곡 제101번 D장조 「시계」』중 제2악장(속청),마르첼로의 『오보 에 협주곡』 제4악장(금강제화),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중 「전주곡」(헌트),엘가의 『사랑의 인사』(동서식품)등 14곡이 한장의 CD에 수록돼있다. 이 앨범은 소프라노 빅토리아 데 로스앙헬레스.마리아 칼라스.바버라 헨드릭스,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장영주,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첼리스트 폴 토틀리예,지휘자 베르나르트 하이팅크.마이클 틸슨 토마스.네빌 마리너등 세계 정상급 연 주자들의 녹음을 편집한 것.
대부분의 광고가 가벼운 팝음악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제품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클래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본지 5월5일자 29면 참조〉 신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 「라이프 스타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는게 최근 TV광고의 추세다.라이프 스타일의 차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화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시켜 주는 클래식을 사용하는 광고가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성공한 중년 남성의 안정감과 중후한 멋을 살릴 수 있는첼로의 음색은 귀족적인 품격을 강조하는 고급 제품의 광고음악으로 적격이다.
최근 가까운 일본에서도 헨델의 『수상음악』(도큐 비바블루),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e단조』(니산 스카이라인),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제1번 C장조』(기린 시그램),바흐.구노의 『아베 마리아』(파르코),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제23번』(산토리),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 서곡』(코스모 증권),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마쓰시타.하이프레스),베르디의 『축배의 노래』(캔 추하이),그리그의 『페르귄트』중 「아침」(도요타/스프린터),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제2번 』 4악장(볼보),사티의『짐노페디』(소니.워크맨)등이 광고음악으로 사용됐다.
예술음악을 광고에 사용하는데 대한 비판의 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가령 클래식 본래의 모습이 많이 변형돼 빠르기.리듬.선율.화성의 일부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바꿀 경우 음악이 본래 가지고 있는 예술적 가치를 상실하게 될 뿐만 아니라 광고에 사용된 음악이 본래의 예술작품과 혼돈을 일으켜 시청자들에게 나쁜 교육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그러나 같은 현상을 달리 보자면 음악적 상상력과 위트,기발한 조작행위를 거친 재미있는 광고음악의 제작은 긍정적 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광고에서 사용되는 음악의 기능은 연상이다.가령 플루트 음악은생명보험.요구르트등 광고의 내용이 자연 또는 건강일 경우에 자주 사용된다.
플루트는 순수함.온화함.상쾌함.애정등의 감정을 연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공기 청향제 광고에서 플루트로 편곡된 비발디의 『사계』가 흘러나온 적이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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