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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요즘 광고계 화두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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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가족 간의 정을 강조한 광고들이 늘고 있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맥심 커피 광고, 박카스 광고, 경동 나비엔 광고, 신한카드 광고.

 미국발 금융위기 속보가 연일 신문 1면과 방송 톱뉴스를 장식하고 우울한 기운이 세상을 짓누르고 있지만, 광고 속 세상은 그렇지 않다. 훈훈한 가족애가 넘쳐난다. 가족을 껴안는 광고의 홍수다.

아버지를 배려하는 아들의 정성이 묻어나고, 세월과 함께 깊어져 가는 부부애가 따뜻하기 그지없다. ‘힘들 때일수록 가족밖에 없다’는 진리가 광고의 상업적 메시지보다 더욱 크게 다가온다.

◆광고, 가족을 껴안다 =원래 맥심 커피 광고는 남녀 간의 로맨스를 주로 다뤘다. 그러나 최근 광고는 아들이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 커피를 타주는 효심을 소재로 했다.

연인 또는 동료 간의 윤활유 역할을 강조하던 커피 광고에 ‘패밀리 밸류(가족 가치)’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모델 조인성은 작업실을 방문한 아버지를 위해 따뜻한 커피 한잔을 준비한다.

SK텔레콤의 캠페인 광고에는 아줌마가 아닌 엄마가 등장한다. 전투적으로 콩나물 값을 깎고, 딸의 수험공부를 위해 용감하게 벌레를 잡고, 손주를 보다가 졸기도 하는 아줌마의 다른 이름은 바로 ‘우리 엄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매너 없고 억척스러운 ‘아줌마’라는 부정적 이미지 뒤에 숨겨진, ‘어머니’라는 가족적 가치의 재발견이다.

포인트 적립, 부가서비스 등 개인적 소비와 혜택을 강조했던 카드 광고도 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가족과의 외식, 휴가, 효도 선물 등 ‘나 자신을 위한 소비보다는 가족을 위한 소비’를 강조한다. 

브랜드 가치를 앞세우던 삼성 래미안 아파트 광고도 최근 ‘집은 아빠다’ ‘집은 엄마다’라는 카피로 포근한 가족의 안식처라는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카피가 유명한 경동보일러(경동 나비엔) 광고 역시 가족 구성원 간의 다양한 관계로 외연을 넓혔다. ‘(시집 간)막내의 빈 자리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얼어붙은 성적표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등이다.

박카스 광고에 등장하는 할아버지는 휴대전화를 냉장고에 넣어놓는 등 건망증에 시달리는 아내를 보면서 “오랜 시간 내 곁을 지켜준 아내야말로 나의 피로 회복제”라고 생각한다.

◆왜 다시 가족인가=10여 년 전 외환위기 때도 가족의 훈훈한 정을 강조한 광고들이 봇물처럼 터졌었다. 주로 어깨가 축 처진 가장의 용기를 북돋워 주는 ‘힘내요! 아버지’ 류의 광고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의 가족 광고는 ‘험한 세상의 유일한 안식처’라는 측면에서의 가족이 전면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광고대행사 TBWA 코리아의 윤성아 국장은 “불안과 우울이 바이러스처럼 퍼져 가는 이때 가족이야말로 개인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방어벽”이라며 “불황기에는 광고를 통해 정보 이상의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기업의 책임의식도 고개를 든다”고 말했다.

불황기에도 가족 중심의 소비는 큰 타격을 입지 않는 소비 패턴도 가족 광고를 양산하는 한 이유라는 지적도 있다. 제일기획의 장종철 국장은 “불황기 개인 용도의 소비는 줄어도 가족을 위한 소비는 그대로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소비 경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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