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고 합격, 비결 엿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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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민족사관고(이하 민사고) 입시가 끝났다. 부산은 6명, 울산은 4명, 경남은 3명이 합격했다. 합격자 중 강수진(16·부산 동래여중 3년) 양을 만나 입시 준비과정 등을 들어봤다. 강양은 뒤늦게 입시 준비를 시작했지만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 합격했다. 강 양은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학생들과 경쟁하면서 나를 발전시키고 싶었다”고 합격 소감을 밝혔다.

다른 학생보다 늦게 준비

강양은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민사고 입시를 준비했다. 민사고 합격생 상당수가 초등학생 때부터 입시준비를 하는 데 비하면 매우 늦은 셈이다. 그는 “여러 학교를 고민하다 생명공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좋은 교육환경과 커리큘럼을 갖춘 민사고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늦게 뛰어든 터라 걱정은 됐지만“실패해도 도전 과정에서 나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중1 때부터 전교 최상위권을 유지해 내신은 충분했다. 문제는 1단계 서류전형에 필요한 학업능력을 보여줄 자료였다.

영어 토플 점수를 따기 위해 계속 시험에 응시했다. 7살 때 교환교수로 간 아버지를 따라 1년간 미국에서 생활한 이후 외국 영화 등을 보면서 영어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했지만 영어인증시험은 그때까지 한 번도 치른 적이 없었다. 지난해 여름 처음 치른 토플시험에서 90점을 받은 뒤 겨울방학 때 집중 학습을 통해 105점까지 끌어올렸다.

수학경시대회 수상실적도 필요했다. 한국수학경시대회와 교육청 수학경시대회에 도전했지만 늦게 준비를 한 탓인지 수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난 6월 민사고 수학경시대회에 도전해 4급을 따냈다. 국어능력인증시험도 5등급을 획득했다. 학업계획서는 어떤 학습을 했고, 앞으로 어떻게 학업을 계속해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려는지 구체적으로 솔직 담백하게 작성했다.

심층면접에서는 자신의 강점을 설명

2단계는 영재판별검사였다. 언어·사회는 시사 이슈를 파고들었다. 그동안 신문을 열심히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됐다.

특히 사설·칼럼을 많이 읽었다. 학원에서 정리해 준 시사 문제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됐다. 집에서는 부산대 법대 교수인 아버지와 시사 문제를 놓고 많은 의견을 주고 받았다.

수리·과학은 기출문제 유형을 점검했다. 과학은 관련 독서를 많이 한 것이 다양한 과학 현상·상식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됐다.

3단계 심층면접은 자신의 강점과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했다. “하고 싶은 분야를 자신감 있게 논리적으로 말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심층면접 준비를 위해서는 독서를 많이 할 것을 당부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독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꿈·목표·도전

강양은 민사고에 진학한 뒤 생명공학 분야에 강한 미국 듀크대 또는 존스홉킨스대에 유학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생명공학자가 돼 불치병이나 난치병 치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강양은 후배들에게 무엇보다 꿈을 갖기를 강조했다. “꿈이 있어야 목표를 세우고 준비를 할 수 있죠. 민사고 합격도 생명공학자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강양은 “도전이 없으면 성과도 없다”는 말도 몇 번이나 강조했다. 늦게 입시 준비를 한 것이 힘들었던 터라 “준비는 일찍 하는 것이 좋다”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그래픽= 프리미엄 박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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