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연휴 가족과 함께 볼만한 비디오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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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모처럼 일가친척 모두 한자리에 모인 추석.늘 보는 TV대신 좋은 비디오 한편을 함께 감상한뒤 느낌을 교환해보는 것도 친지간의 이해와 우애를 다지는데 좋은 방편이 될 것이다.
YMCA가 추천하는 좋은 비디오숍 모임「으뜸과 버금」홍보부장이자 본지 「비디오파일」코너 필자인 옥선희씨가 최근 출시된 작품과 과거의 클래식에서 각각 두편씩 엄선한 가족이 볼만한 추석용 비디오를 소개한다.
[편집자註] (CIC) 내 가족.핏줄의 안부를 확인하는 추석명절이지만 둥근달처럼 너그럽고 환하게 마음을 열어 가족이외의 사람들에게 눈을 돌려보자.
이 영화는 낳은 정과 기른정,흑인과 백인,배운 사람과 배우지못한 사람의 갈등을 뛰어넘어 모든 생명은 사랑으로 돌봐야한다는결론을 끌어내는 감동 드라마다.
마약중독여성이 낳은 아이가 어떠하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백인 여의사의 흑인아이 입양도 놀랍고,그런 엄마와 아내의 사랑실천을 돕는 딸과 남편의 인내도 우리로서는 선뜻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어떤 부모아래서 태어난 아이든 그 들이 상처받지않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스티븐 길렌홀 감독,제시카 랭 주연작이다. (컬럼비아) 룰루가 부른 『선생님께 사랑을』이란 주제곡과 함께 떠오르는 『언제나 마음은 태양』은 방황하는 청소년에게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참 교사상을 그린 왕년의 영화다.피터 보그다노비치감독은 믿음직한 교사로 분했던 시드니 포이티어를 영국에서 은퇴시켜 미국 시카고의 존 애덤스 고교에 부임시킨 속편을발표했다.
학생들에 대한 믿음을 잃지않는 교사는 가정.사회.학교로부터 버림받은 말썽꾸러기학생들이 스스로를 자제하고 대접함으로써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이끈다.
***더티맨 (폭스) 남의 집 사는 것도 서러운데 수전노 집주인은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를 수리해줄 생각은 커녕 인정사정 안보고 빚독촉만 한다.
참다못한 세입자들은 주인을 시에 고발하고 판사는 부유한 환경에 젖어 산 집주인에게 세입자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라는 판결을내린다. 없는 살림이나마 티격태격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일깨워주는 훈훈하고 즐거운 영화다.
심술궂게 생긴 숏다리배우 조 페시가 주연하고 로드 대니얼이 연출했다.
***자동차 대소동 (CIC) 고향으로 가는 길 안내에 전 매스컴이 동원되는 것은 대한민국만의 풍경이 아닌가보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집으로 돌아가는 깔끔한 사업가가 비행기의 결항으로 지저분한 뚱보와 동행하게된다.
자동차.기차등 온갖 교통수단을 동원하는 생지옥 귀향길,갈곳없는 뚱보를 초대해 가정의 따스함을 맛보게 한다는 결말까지 우리네 정서와 다를 바 없는 영화.존 휴스 감독이 뚱보 존 캔디와홀쭉이 스티브 매틴 주연으로 만들었다.
***피노키오의 모험 (시네마트) 어린이들에게 꿈과 착한 마음씨의 중요성을 잘 일깨워주는 동화 『피노키오』는 19세기 이탈리아작가 콜로디의 작품.
그러나 디즈니의 만화가 전세계적으로 히트치는 바람에 우리나라어린이들은 원작자를 디즈니로 혼동할 정도다.
쿠시너로크 인터내셔널사가 제작한 이 96년판 신작은 화려한 만화캐릭터 대신 투박한 나무인형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디즈니와는전혀 다른 개성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슬퍼보이는 큰 눈과 거칠고 길쭉한 나무몸체를 가진 피노키오는인간이 되지 못하는 인형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의 내용은 원작과 다를바 없으나 맨마지막에 인간이 된 피노키오가 인형시절 자기를 괴롭혔던 악당들에게 복수하는 부분은 할리우드물의 전형적 귀결을 따라간 듯해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러나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코미디를 혼합한 능란한 연출이 대단히 달콤해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금방 빠져들 수 있다.
특히 피노키오를 지켜주는 길동무 귀뚜라미 페페의 활약이 재미있고 스티비 원더와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작곡한테마송도 들을만하다.성인관객을 위한 사족 한가지.『천일의 앤』에서 청순미를 보여줬던 왕년의 인기여우 주느비에 이브 뷰 드가피노키오 아버지를 좋아하는 쭈그렁 할머니로 나와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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