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언론의 경영 다각화 현장-프랑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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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 신문들은 대부분 80년대말까지도 가족경영식의 영세한 자본으로 현상유지에 안주해왔다.
특히 언론시장이 개방된 상태라서 외국기업이 자국 언론을 매입하는 사태까지 발생하자 자국 대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언론의 외국화」에 대항하고 있다.
대표적 권위지인 르몽드는 94년 잇따른 적자로 경영위기에 직면하자 유한책임회사에서 주식회사로 형태를 바꿔 취약한 자본을 늘리면서 독자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 시작,최근 프랑스판인터넷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미니텔」을 통해 컴퓨터세대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료 전자신문사업을 강화했다.
프랑스 언론들의 또 다른 생존전략은 독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대기업에서 찾는 형태로 나타나고있다. 특히 88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의 소유주인 피어슨그룹이 프랑스 제1의 경제지 레제코를 매입하자 프랑스 사회에는 큰 파문이 일었다.
1백30년 역사를 가진 보수층의 대변지 르 피가로는 75년 프랑스 제2위의 언론그룹 에르상그룹에 흡수된 이후 재무구조가 건실해지면서 경제섹션을 만들고 피가로 마가진.피가로 마담.피가로 TV마가진등 주간 자매지를 잇따라 내놓으며 고 급정보지로서의 새로운 위상을 다지고 있다.
최대의 대중주간지 파리 마치는 93년 군수.전자.통신분야에서유명한 마트라그룹에,양대 시사주간지인 렉스프레스와 르푸앵은 초고속전철(TGV)로 잘 알려진 알스톰그룹에 각각 흡수돼 고유한영역에서 언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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