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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신의 못생긴 여자는 없다] 감쪽같은 머리카락 이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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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편평하게 생겼다고 미적으로 열등할까. 이마를 두고 하는 얘기다. 사람의 이마는 고등동물의 상징이다. 포유류 중에 인간처럼 ‘잘생긴’ 이마는 찾기 어렵다. 사람의 유전자와 가장 흡사한 침팬지조차 이마는 옹색하다. 납작한 이마에 머리털이 눈썹까지 내려와 답답하기 그지없다. 사람의 이마가 이렇게 시원하게 트인 것은 전두엽 덕분이다. 기억력과 사고력을 전담하는 전두엽이 진화를 거치면서 비대해지고 앞으로 돌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가 너무 넓어도 고민인가 보다.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이 병원을 방문해 이마를 가린 머리카락을 들어 올린다. 이마가 넓기도 했지만 M자로 이마 양 옆의 라인이 상당히 올라가 있다. 어찌 보면 남성 탈모의 초기 유형 같다. 일반적으로 이마의 넓이는 손가락 4개를 펴 가로로 덮을 정도가 적당하다. 얼굴 전체의 균형미를 갖추려면 머리카락이 난 윗라인부터 눈썹까지 길이가 전체 얼굴 길이의 3분의 1이 알맞다. 또 헤어 라인은 U자를 거꾸로 놓은 형이 예쁘다.

탈모 하면 남성에게만 고민인 듯싶지만 이렇게 이마가 넓어 병원을 찾는 환자의 20∼30%는 여성이다. 탈모 상담은 가을에 부쩍 는다. 일교차가 심해지면 두피가 건조해지고, 각질이 모공을 막아 머리카락 영양상태가 부실해진다. 게다가 가을에 늘어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도 탈모의 원인 제공자다. 모발이 자라는 기간을 줄이고, 모낭 크기를 감소시켜 탈모를 부추기는 것이다.

자신이 병적인 탈모인지 아닌지 알려면 하루에 빠진 머리카락 수를 세어보자. 머리카락의 80∼90%는 머리를 감을 때와 말릴 때 빠지므로 이를 모아 세어본다. 하루 40∼70개는 조금 많이, 70∼100개는 탈모 진행, 100개 이상은 심한 탈모라고 판단한다.

환자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등장한 치료법이 머리카락 이식술이다. 195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이식술은 80년대 국내에 들어와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술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가장 보편화된 시술은 ‘모낭 단위 이식술’이다.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뒷머리(두피) 일부를 떼어내 모낭을 분리한 뒤 이마에 심어주는 ‘절개식’과, 모낭을 그대로 채취해 옮겨 심는 ‘비절개식’으로 나뉜다. 보통 이식 부위가 넓을 경우엔 절개식을 채택하지만(3000~4000개), 이마를 좁히는 헤어 라인 교정이나 1차 시술로 머리카락 수가 부족해 보완할 경우엔 비절개식(1000∼1500개)으로 한다.

이식한 머리카락은 일단 빠진 뒤 다시 자란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이식 부위가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이를 가려주는 새로운 방법이 ‘롱헤어 이식술’이다. 시술 때 이식하는 머리카락을 길게 남겨 시술 흔적을 가려주는 단점을 보완했다. 사회생활에 지장받지 않도록 환자를 배려하는 것도 의료인의 몫인 것이다.

김수신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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