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관중 혼뺀 환상의 무대-마이클잭슨 모스크바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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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가상현실의 세계에서 모스크바로 뛰어든 마이클 잭슨」.
모스크바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의 「히스토리 투어」공연은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10월의 한국공연을 앞두고 17일밤 모스크바 축구전용경기장 디나모 스타디움에서는 6만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마이클 잭슨의 공연이 대 성황리에 펼쳐졌다. 잭슨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후9시40분.오후8시부터 열린 모스크바 팝가수의 개막공연이 있은 뒤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공연이 시작됐다.거대한 스타디움은 쌀쌀한 바람이몰아치는 날씨가 무색하게 공연이 끝나는 자정까지 자리를 지킨 관중들의 열기와 환호로 가득 메워졌다.
『여러분도 히스토리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라는 아나운스먼트와동시에 객석을 비추던 조명이 일제히 꺼지고 우주의 굉음을 연상시키는 소리가 터지자 공연장은 순식간에 흥분으로 달아올랐다.길이 62,높이 25,폭 8의 무대 좌우와 후면에 설치된 거대한스크린에는 우주기지로부터 고대 그리스 사원.테레사 수녀.간디.
레이건 대통령등 역사를 상징하는 장면들이 컴퓨터 그래픽 화면으로 휘몰아친 뒤 우주선이 무대위로 솟아올랐다.
『마이클,마이클!』.관중들의 환호에 우주선 문을 열고 무대에등장한 잭슨이 자신의 최신곡 『스크림』을 부르면서 공연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그의 공연은 실황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치밀하게 준비된 그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는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빌리진』『빗 잇』『스릴러』『블랙 오어 화이트』『유어 낫 얼론』등 히트곡 16곡을 불렀다.
이날 무대를 채운 것은 분명 마이클 잭슨만이 아니었다.그것은상상력과 놀라운 기술력으로 응집된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그자체였다.가상현실을 담은 비디오 게임처럼 구성된 스크린 화면은할리우드영화를,대형탱크까지 등장시켜 탄성을 자아낸 무대세트는 뉴욕의 뮤지컬을 연상케 했다.
모스크바=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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