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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팝>신해철.윤상 합작음반 'NODANCE'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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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국내 최고의 록밴드로 자타가 공인하는 「넥스트」 리더 신해철과 깔끔한 감성이 빛나는 스타일리스트 윤상.본격작업을 시작하기전부터 지대한 관심과 기대를 모아온 두 사람의 합작음반이 완성돼 10월1일 발매된다.두 사람의 선택이 테크노 음악이란 사실이 알려졌을때 의아스럽게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테크노음악이란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신시사이저(음향합성장치)에 의해 인공적으로만들어 내는 음악을 말하는 용어.
그러나 일관되게 록과 테크노의 결합을 시도해온 신해철과 본격적인 컴퓨터 작곡가의 선두 주자격인 윤상의 음악적 편력에 비춰본다면 그 선택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두 사람이 공동작업에 돌입하기전 남긴 말을 되씹어 보면 그 의도는 분명해진다.『아날로그 신시사이저로 만들어지는 소리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소리가 아닌 전혀 새로운 소리를 창조하는 것입니다.전기회로에 의해 수학적으로 엄정하게 제어되는 소리로 말이죠.따라서 미래사회의 새로운 질서를 제시한다는 문 화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신해철) 『두사람 모두 오래전부터 전자음향에 심취한사람들이죠.대량복제품으로 쏟아져 나오는 테크노 댄스음악이 요즘처럼 판을 치기 훨씬 전의 일이죠.나는 고등학교때부터 미디(MIDI.컴퓨터 음악의 창작에 사용하는 음원장치)를 만졌는데 그당■ 미디를 쓴 사람은 국내에선 거의 없었죠.』(윤상) 오로지디지털장비를 사용,대량으로 「찍어내기」에 적합한 기계적 편의성과 강한 번식성,말초적 감각만으로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테크노댄스음악에서 거세된 본래의 실험정신을 복원시키자는 의도가 선명하다.다시말해 「테크노=댄스음악」이란 고정관념을 깨자는 것.합작음반 제목을 『노 댄스(No Dance)』라 붙인 것도 그런연유다.오랜 구상기간을 거친 두 사람은 지난달말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1주일동안 합숙해가며 곡을 쓴 뒤 녹음을 마쳤고 영국에서의 마무리 작업(마스터 링)을 거쳐 그 결과물을 내놓았다.수록된 8곡중 신해철이 『월광』『기도』『드라이브』『In the Name of Justice』를,윤상이 『자장가』『질주』『반격』『달리기』를 각각 작곡했다.
이중 『질주』『달리기』『반격』은 각각 정글.레게.유로테크노 리듬을 사용했으나 결코 춤추기에 적합한 음악은 아니다.리듬은 가볍고 경쾌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자못 무겁고 심각하다.
두 사람이 목소리를 맞춘 『자장가』(처음에는 제목 을 『미친 사랑』으로 붙였다)는 윤상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차가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곡이고 저음 랩을 쓴 『월광』에는 신해철 특유의 광기가 서려있다.
두 사람이 작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고민해온 문제가 있다.그들은 각자 이름값을 이용한 장삿속이란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것인지를 우려하고 또 당초 의도대로 두 사람이 혐오하는 디지털댄스음악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을지 걱정 한다.과연 『노댄스』를 듣고 난 대중들은 두사람의 실험에 어떤 평가를 내릴 것인가.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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