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윤, 바둑 개인전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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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 신예기사 강동윤(사진) 8단이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 바둑 종목 개인전에서 같은 한국 기사인 박정상 9단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259수, 흑 3집반 승). 8일 저녁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 직후 시상대에 선 강동윤과 박정상은 세계 최초의 마인드스포츠게임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란히 목에 걸었고 장내엔 한국 국가가 울려 퍼졌다.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 온 한국 바둑의 위상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과시하는 순간이었다.

6개의 메달이 걸린 바둑 종목의 하이라이트는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 주최국 중국은 오래전부터 이 대회를 위해 합숙훈련을 해온 반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켜내야 할 한국은 이창호 9단이 건강 문제로 불참하는 등 힘든 승부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강동윤은 8강전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구리 9단을 격파한 데 이어 준결승에서도 중국 최고의 신예 리저 6단을 불계로 꺾으며 당당히 결승에 올랐고 박정상도 중국의 또 다른 강자 왕시 9단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 일찌감치 한국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결승전은 베이징 TV가 중국 전역에 생중계했으며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세계 바둑팬들에게 전해졌다. 이세돌 9단이 주축으로 나서는 남자 단체전은 다음주 시작된다.

한편 여자 개인전에선 박지은 9단이 호주의 헤이지아지아 초단을 꺾고 준결승에 올랐고 이민진 5단도 우승 후보인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을 격파하고 4강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은 근육 대신 뇌를 사용하는 마인드스포츠를 세계에 알리려는 최초의 시도다. 바둑 외에도 체스, 브리지, 체커, 중국 장기 등 5개의 보드 게임에 143개국 4084명의 대규모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2주간의 열전이 치러지고 있으며 금메달 수는 모두 35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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