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물가 10개월째 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기업끼리 많이 거래하는 923가지 물품 값을 반영한 생산자 물가가 10개월째 올랐다. 그러나 일부 농수축산품 값이 안정을 찾고, 원자재 값의 폭등세가 진정되면서 상승폭은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가격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물가가 불안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 물가지수(2000년=100)는 107.1로 전달보다 0.5% 올라 10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공산품이 특히 전달보다 0.9%나 올랐다. 플라스틱주방용품(18.5%)과 밀가루(9.1%), 벤젠(9%), 전기동(8.6%) 등의 값이 크게 뛰었다. 반면 농수축산품 값은 6개월 만에 1.5% 내렸다.

삼성금융연구소 김진영 금융전략팀장은 "국제 유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면서 "원자재 값 불안이 시차를 두고 향후 생산자.소비자 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공산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시장(NYMEX)의 WTI 6월물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0.59달러 오른 배럴당 39.5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걸프전 발발 직전인 1990년 10월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다.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이달 초 32달러선으로 하락했다가 이날 0.69달러 오르며 배럴당 33.51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의장은 "최근의 유가 급등세는 석유 공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발생한 테러와 나이지리아 석유 노동자 파업 사태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홍승일.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