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일본 부동산값 바닥탈출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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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 5년간 내리막길을 달리던 일본의 부동산값이 마침내 바닥권을 벗어날 조짐이다.
90년대 초반 천정부지로 치솟던 일본의 부동산가격은 91년 거품경기가 꺼지며 추풍낙엽 신세가 됐다.그 이후 일본의 땅값은평균 50% 하락했고,특히 도쿄(東京)시 중심부의 가격은 80%나 폭락했다.
부동산에 몰리던 자금도 주식시장으로 방향을 틀었으며 한편 금융기관들은 땅값 폭락으로 인한 부실채권 문제로 적어도 3천1백4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투자가들은 하락세가 멈출 때까지 신규매입을 꺼리는 탓에 부동산 경기는 자연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그 결과 어떻게든 부동산을 팔아 재무상태를 개선하려던 은행들의 희망은 헛수고가 되었다. 그러던 부동산경기가 최근들어 살아날 징조가 뚜렷해지고 있다.일본의 시장조사기관인 미키 쇼지사에 따르면 현재 도쿄시내에는새 사무실의 5.7%만이 임대되지 않고 남아있는 정도다.이 수치는 92년의 30.8%에 비해 대단히 낮은 수준 이다.전국적으로 볼 때도 새 사무실의 공실률은 불과 4.8%에 머물고 있다. 요사이 일본의 부동산개발 사업은 지난 20년간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임대수입을 올려주고 있다.이에따라 도쿄내에서 상업용으로 부동산개발을 할 경우 최고 6%대의 수익률을 남길 수 있다.이것은 일본정부의 10년만기 채권을 매입해 얻을 수 있는 3.2% 수익률의 거의 두배에 가깝다.더욱이 일본정부는 올 가을 부동산 관련 세금 인하를 고려하고 있어 부동산 개발업에 대한 사업전망은 더욱 밝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도쿄의 한 부동산개발업체인 모리빌딩의 모리 미노루사장은 『도쿄의 민간분야 부동산시장은 거의 바닥세에서 벗어났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그는 도쿄의 부동산 개발붐이 조만간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일본 장기신 용은행의 분석가 이시가와 타쿠시도 『부동산시장 회복을 위한 모든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며 『현재 남아있는 걸림돌중 가장 큰 것은 일반인들의 심리위축 뿐』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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