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혼수 시비확산 신부에 지참금 요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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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친구 소개로 기업체연구소 직원인 남편과 결혼한 이모씨.시댁에선 결혼후 2년간 함께 사는게 집안풍습이니 2년후 분가비용 7천만원을 미리 낼 것,들어와 사용할 가전제품을 모두 새것으로장만해올 것을 요구했다.』 『학력이 고졸이라는 이유로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정모씨.은행원으로 근무하던중 정부출연기관에 다니는 지방대 출신의 남편을 만났는데 3천만원 상당의 예단을 보냈다가 고스란히 돌려받는 수모를 겪었다.결국 2천만원이 든 봉투를 추가로 보낸 것은 물론 준비한 가구도 특정 수입브랜드 가구로 모두 바꿔야했다.』 결혼 시즌을 맞아 다시 과다혼수 문제가 불거지는 요즈음.전국주부교실중앙회는 신랑.신부와 양가 부모등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19일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혼례문화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그 해법을 모색하는자리를 마련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강연을 통해 위와 같은 과다혼수 관련 상담사례들을 소개할 강정일(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씨는 『흔히 의사.변호사등 소위 「사」자 붙은 신랑감,졸부집안등 일부 계층의 일로 여겨지던 과다혼수 시비가 최근엔 너나 없이 일반화되는 추세』라며 특히 각종 혼수용품외에 주택자금의 일부 내지는전부,결혼후 생활비용조의 지참금을 별도로 신부에게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결혼을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순결한 결합이 아닌 「한몫잡는 기회」로 여기는 풍토를 개선키 위해선 신랑.신부의 올바른가치관 정립,건전한 혼례문화를 가르칠 전문교육기관 조성등 사회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 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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