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럼즈펠드 사임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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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 불똥이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으로 튀면서 경질론마저 나오고 있다. 경질 얘기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럼즈펠드가 지난 1월 미군 지휘부를 통해 이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넉달 동안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주 언론 보도로 사건을 알게 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크게 불쾌해 하면서 그런 감정을 럼즈펠드 장관에게 알리도록 측근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럼즈펠드 장관이 5일 상원의 공개증언에 대해 온종일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7일 출석하기로 겨우 합의한 것도 의회를 자극했다. 상원 민주당 간사 조셉 바이든(델라웨어)의원은 5일 "국방부가 대통령을 잘 보필하지 못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워너(공화.버지니아)의원도 "럼즈펠드 장관을 비롯해 군대를 통제하는 민간인들이 군복 입은 남녀들(군인)의 행위에 궁극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5일 아랍방송 알후라.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국방장관을 믿는다"며 경질설을 부인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최소 '주의'조치는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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