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권 발행 잠정 중단…뒷면 대동여지도에 독도 넣자 말자 논란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내년 초로 예정했던 10만원권 지폐 발행 계획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고 조선일보 8일자가 보도했다. 10만원 지폐 뒷면 도안으로 들어갈 김정호(金正浩)의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당초 10만원권 앞면에는 백범(白凡) 김구(金九)의 초상, 뒷면에는 대동여지도를 넣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일본이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기로 하면서 파문이 일자 새 지폐에 들어갈 지도에 독도를 그려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찬반 양론이 거듭돼왔다.

독도를 그려 넣자는 쪽은 국민정서를 감안해야는 입장이다. 외교부 일각에서는 지도 원본에 없는 독도를 추가로 넣는 것은 오히려 진짜 가짜 논란으로 인해 외교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독도가 표기된 다른 지도를 사용하거나 제3의 문양을 넣자는 의견도 있었다.

신문에 따르면 일부 보수단체가 김구 선생의 초상을 앞면에 쓰는 데 반대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을 대안으로 주장하고 나온 것도 변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로선 도안 문제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날 때까지 10만원권 발행 계획을 잠정 중단할 것을 한국은행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신용카드와 홈뱅킹 이용이 크게 늘면서, 10만원권 수표 사용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고, 10만원권 지폐가 뇌물이나 정치자금 수수 등 불법적 목적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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