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삼흠.김민호.이상군등 줄줄이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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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꾸준히 오래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프로유니폼을 입을때 선수라면 누구나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장수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국내프로야구의 「정년」은 서른다섯으로 보면된다.
15일 은퇴경기를 치른 정삼흠(LG)은 8승7패의 성적을 올렸다. 자신은 입버릇처럼 『충분히 더 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결국 코치직을 보장하는 구단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했다.
지난 8일 은퇴식을 치른 김민호.한영준(이상 롯데)의 경우 올해 후배들에게 밀려 거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물러난」것이 아니라 「밀려난」셈이다.18일 미국으로 교육리그를 떠나는 한화의 이상군은 올해 1승도 올리지 못해 결국 지 도자의 길을택했다. 단 두명의 원년멤버인 박철순(OB)과 이만수(삼성)도선수생활 마감의 기로에 서있다.유일한 40대선수 박철순의 경우『지난해 우승했을때 유니폼을 벗었어야 했다』고 말한 적이 있어은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반면 이만수는 『무조건 뛴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현재 8개구단을 통틀어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선수는 모두22명이다.후배들과의 자리싸움,떨어지는 체력과 싸워가면서 10년이상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말해주는 숫자다.
그러나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김용수(36)는『노장이라고 다르게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더 문제』라고 말한다. 김은 『현재 10년정도가 한계라는 시선을 극복하면 15년까지는 뛸 수 있다고 본다』며 국내선수들의 조기은퇴를 아쉬워하고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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