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방망이냐 삼성 불펜이냐 “준PO 5회가 분수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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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롯데의 방망이냐, 삼성의 불펜이냐. 프로야구 롯데-삼성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작된다. 롯데는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중심 타자의 폭발력이 강점이다.

삼성은 ‘지키는 야구’로 불리는 불펜으로 맞선다.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두 팀의 승부를 놓고 머리를 싸매다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1차전에 승리하는 팀이 마지막에 웃는다는 것이다.

◆롯데의 창=롯데 이대호는 지난해 25개의 고의4구를 얻었다. 상대팀 투수들은 이대호를 피해가기 바빴다. 그러나 올해는 앞뒤로 조성환과 가르시아가 자리를 지키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3번 조성환이 테이블세터 몫을 해내면서 이대호의 타점 기회가 늘었다. 이대호를 피해가도 가르시아가 버티고 있다.

가르시아는 올 시즌 110타점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대호도 입단(2001년) 이후 최다 타점(94)을 기록했다. 결국 승부는 삼성이 조성환-가르시아-이대호를 어떻게 막아내느냐에 달린 셈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롯데는 이대호-가르시아의 방망이와 선발 마운드가, 삼성은 불펜이 강한 팀인데 이러한 팀 컬러가 시리즈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의 방패=삼성은 올 시즌 5회까지 리드를 잡은 49경기에서 무려 47승2패를 기록했다. 일단 리드를 잡으면 선동열 감독 부임(2005년) 이후 팀 컬러로 자리 잡은 지키는 야구를 했다는 뜻이다.

삼성은 최근 3년간 불펜의 핵심이었던 권오준이 6월 초 부상한 뒤 팔꿈치 재수술로 예전보다는 약해졌다는 평가지만 정현욱과 안지만이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 정현욱은 올해 8승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2.55를, 안지만은 5승1패9홀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여기에 마무리 오승환이 버티고 있다.

이효봉 KBS N 해설위원은 “삼성은 지키는 야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초반 리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킬레스건=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올해 부임한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포스트시즌도 처음”이라며 경험 부족이 롯데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히든 카드, 이를테면 위장 스퀴즈 플레이라든가 더블스틸 등 예상치 못한 깜짝작전에 말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허 위원은 또 “양팀 모두 1-3루, 즉 코너 수비가 취약하다. 의외의 실책이 시리즈 전체 향방을 가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효봉 KBS N 해설위원은 “기동력 부분에선 롯데가 우위다. 바꿔 말하면 삼성이 롯데의 발을 어떻게 저지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삼성은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하는 게 약점이다. 삼성 선발투수 중 롯데에 강한 투수가 없다는 것도 아킬레스건”이라며 “롯데는 5회 이전 공격이 중요하고, 삼성은 5회 이후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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