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현실 암시 액션누아르 쉬커감독"상해탄" 정우성도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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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홍콩의 중국반환이 3백일도 안남은 요즘 홍콩영화의 운명을 점쳐볼 수 있는 고급 액션누아르 한편이 오는 21일 선보인다.홍콩의 쉬커(徐克)감독이 연출하고 홍콩배우 류더화(劉德華).장궈룽(張國榮),중국 신인여우 닝징(寧靜),한국배우 정우성(사진)이 공동출연한 『상해탄』.중국정부로부터 로케장소를 지원받고 중국.한국배우를 주연에 기용한 캐스팅부터 홍콩영화의 생존전략이 느껴진다.무대는 1910년대 일본의 침략에 직면한 중국 상하이.독립운동동맹 소속으로 대만으로 밀항 하려던 장궈룽은 표류끝에상하이 해변으로 떠밀려온다.암흑가의 청년 류더화에게 구조된 장은 류와 의기투합해 암흑가의 보스들을 하나씩 때려눕히고 실력자로 부상한다.암흑가의 대부 「효」는 딸 닝징을 류에게 소개해 환심을 사려한다.
영화는 장궈룽과 연적이 된 류더화의 고뇌,애인의 아버지가 동료들을 죽인 원흉임을 안 장의 번민,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힌 친구 장을 처단하기 위해 상하이로 파견된 자객 정우성의 갈등을번갈아 보여준다.암흑가가 날뛰는 어둠의 도시 상 하이는 반환을앞둔 불안한 도시 홍콩의 패러디고,절박한 선택의 기로에 선 네주인공은 홍콩인들의 상징이다.고뇌끝에 사랑 대신 동료와 살아온땅을 선택하는 주인공들의 행동은 중국측에 홍콩의 충성을 다짐하는 쉬커감독의 정치적 복선으로 비쳐진다.이 복선이 보장해주는 보험 아래 감독은 자본주의 시대 홍콩영화의 온갖 양식을 총집약해 박진감과 분위기가 고루 갖춰진 액션물을 전개한다.사회주의 대국과의 합병이라는 위기를 맞은 홍콩영화가 어떻게 생존의 길을찾고 있는지 보여 주는 영화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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