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中年>18.옥당식품 사장 김영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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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여성이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안전한 방법중 하나는 자신의 취미를 십분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다.㈜옥당식품의 김영애(金英愛.54)사장도 자신의 취미를 사업에 반영한 케이스중 하나다.金사장에게 요리는 취미이자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자신있어 하는종목이다.
金사장은 지난 6월 경기도 화성에 육포와 김치.한과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어느때 보다 바쁘게 지내고있다.『우리나라 전통음식을 외국에 선보이기 위해서』라는 것이 54세의 나이에 50여명의 인원으로 공장을 설립 한 이유.현재金사장은 일본에 한국 전통의 김치를 수출,김치의 진수를 가르치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한편 1백% 한우를 이용해 특수가공한 육포는 단백질 함유량과맛에서 뛰어나 올 연말까지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다.최근 공장을24시간 가동중이며 육포 가공에 대한 특허출원까지 마쳤다.쇠고기를 말리기전 고기를 재우는 기술은 金사장만이 갖고 있는 비법이란게 주위의 전언.
공장을 짓는데 필요한 재원마련은 90년부터 시작한 서울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의 폐백전문점 「옥당」이 성공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20여년간 외교관으로 살아온 남편을 따라 외국에서 살다가 고국에 도착한지 얼마안돼 우연히 인수하게된 폐백전문점의 경영이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상하고 품위있는 「대사부인」과 저자거리에 나앉은 「폐백아줌마」의 차이는 그에게 극심한 마음고생을 가져다줬다.『솔직히 남편과 자식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고 털어놓는 그는 사회 초년병인 여사장을 농락하는 사기꾼들의 극성도 엄청났다 고 회고했다. 그러나 점차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직업에 귀천은 없다」는 것을 체감했다는 그는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는 말로 「중년의 파이팅」을 보인다.사업에 열중하느라 중년여성들이 겪게되는 무력감을 맛볼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전업주 부인 주위의 친우들로부터 부러움을 산 것도 물론이다.
金사장은 『전세계의 요리를 맛보았으며,자신이 직접 조리할 수있는 요리도 상당수』라고 자랑한다.그도 그럴것이 남편이 대사를지낸 남아프리카의 모리셔스뿐만 아니라 일본.오스트리아등 10개국에서 생활했기 때문.각국 외교관 부인들의 교 류 덕택에 그는중동요리까지 척척 해낸다.
게다가 궁중요리까지 직접 배우러 다니는등 정열 또한 대단했으니 오늘의 그가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두 딸의 어머니이자 사업가인 그의 남은 소망은 요리를 전문으로 교육하는단과대학 설립.외교연구원에서 외국에 나가는 외교 관 부인들에게요리 강습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金사장은 『음식솜씨는 가족의식생활에만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한국음식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수있는 자산』이라며 민간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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