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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상임고문,日정계 접촉 구실 귀국연기에 뒷소리 무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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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방미중 「차기대선 영남후보 배제론」 발언으로 당내 대선후보군간의 열띤 논쟁을 촉발한 신한국당 김윤환(金潤煥)상임고문이 귀국하지 않고있다.지난달 16일 한국을 떠난지 벌써 25일째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참관에 이어 한.일포럼 4차회의 참석차일본을 방문한 金고문은 9일 귀국예정을 늦춰 13~14일께야 귀국할 것이라고 윤원중(尹源重)의원등 측근들이 전했다.
尹의원은 『한.일포럼 행사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일본 정계지도자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귀국지연을 설명했다.특히 한.일의원연맹 한국측 회장으로 오는 18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일의원연맹 총회를 준비중인 金고문으로서는 최근 일본정가에 서 나도는 「중의원(衆議院)해산설」을 멀리서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게 귀국연기의 표면적 이유다.
尹의원은 『바쁜 일정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일본 정치인들을 만나기 위해 귀국을 4~5일 연기한 것뿐』이라며 『정기국회도 열린 만큼 늦어도 주중엔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허주(虛舟.金고문의 아호)의 귀국연기를 보는 시각은 사뭇 차이가 있다.
자신의 「영남후보 배제론」이 그 자신및 이회창(李會昌)고문에대한 박찬종(朴燦鍾)고문의 정면공세를 초래하는등 최근 당내 파문의 촉매로 작용한 점을 감안,파문의 진화를 기다리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없지 않다.
9일 신한국당의 의원세미나.고위당직자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잇따라 『한지붕 밑에서 한배를 탄 동지라는 의식이 선행돼야 한다』(李洪九대표),『총재가 외국에 가 계신동안 당 중진들이 근신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姜三載총장)고 일침을 가한 것도 그의 귀국연기 요인을 감지케 하는 대목이다.
그의 한 측근은 『장기적으로 「영남후보 배제론」을 논리적으로풀어갈 다단계 전략을 숙고,킹 메이커로서 향후 입지를 최대한 넓힐 묘수를 찾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더구나 그는선관위로부터 선거비용 누락으로 회계책임자가 고 발돼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귀국연기가 현정권 핵심에 대한 「불만」의 메시지로도 해석될수 있다.그래서 「빈배」에 실어올 그의 이런저런 구상이 관심을 끌고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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