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경영인들 '늦공부' 열기-현장경영에 이론 접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배워야 경영한다.』 중소기업 오너경영자들중 자신의 사업과 관련한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등 만학(晩學)에 나서는 사람이늘고있다.
우방주택 이순목(李淳牧.65)회장,한국도자기 김성수(金聖洙.
48)사장이 각각 최근 대구 효성 가톨릭대와 충북대의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경영학과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계측기기업체인 선일옵트론 최배진(崔培鎭.43)사장은 동국대에서 분석화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고 전자부품업체인㈜대아리드선황성박(黃性博.55)사장은 한양대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받고현장경영에 접목하고 있다.
이처럼 오너경영인들에게 만학바람이 부는 것은 국제화.전문화시대를 맞아 오너 스스로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으면 경영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87년 경북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李회장은 건설업 특성상 현장경영에만 매달리느라 경영자로서 지식충전의 기회를 갖지못하다 92년 박사과정에 들어가 4년만에 학위를 따냈다.
그는 박사학위 논문을 다듬기 위해 최근 1년동안 본사와 자택이 있는 대구에 머무를 때도 인근 호텔에 투숙해 책과 씨름했고이동중에도 자가용에 관련서적을 갖고 다녔다고 한다.
화공엔지니어 출신인 金사장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도자기제품의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소방법을 연구하다 내친김에 박사학위를 취득키로 마음 먹었다.
그는 공장과 가까운 충북대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신제품 생산라인 설계를 직접해낼 정도로 도자기 생산기술에 밝다. 崔사장은 원래 환경엔지니어출신이나 계측.분석기기 회사를 운영함에 따라 박사과정은 분석화학쪽으로 진로를 바꾼 케이스.
87년 정부등록 부설연구소를 설립할 정도로 계측기 국산개발에적극적인 崔사장은 정밀기계 개발에 따른 이론적 기반을 갖추기 위해 올 3월 동국대 박사과정에 등록했다.
黃사장은 한양대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따낸후 한때 대학강단에 섰던 학구파.
69년 회사를 창업해 경영에 전념하느라 학문을 중단했던 그는미처 못한 공부도 하고 자기회사 공장 생산시스템에 대한 연구를위해 89년 산업공학박사학위를 땄다.
黃사장은 최근엔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한번씩 특강을 하며 대학초청강사로도 활동중이다.
고윤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