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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위·아·자 나눔장터] 눈길 끄는 행사 참가자 2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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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50여 점 모아 3년째 나가요”

네 식구 모두 장터로 … 대전 은영이네 가족
“물건에 대한 소중함 알게 돼 버려진 것도 다시 쳐다보죠”

김은영(11)양의 아버지 김명삼(39)·어머니 이기순(37)씨와 동생 찬영(10)군이 12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릴 위아자장터에서 팔 물품을 선보이고 있다.김양의 가족은 2006년 부터 3년 연속 참여한다. [프리랜서 김성태]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가한 뒤로 은영이와 찬영이가 물건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돼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싫증이 나도 버리지 않고 위아자 장터에서 팔아 불우이웃을 돕겠다고 모아 둔답니다. 길거리에 쓸만한 물건이 버려져 있으면 집으로 가져오기도 하죠.”

5일 오전 대전시 서구 괴정동 김은영(11·백운초 4)양의 집. 아버지 김명삼(39)·어머니 이기순(37)씨와 동생 찬영(10·백운초 3)군 등 김양의 가족들은 이날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 쓰지 않는 물건을 모았다.

중앙일보 창간 43주년 기념으로 12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리는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팔아 불우이웃을 돕는데 쓸 재활용품들이다.

“은영과 찬영은 요 며칠세부터 학교에서 돌아오면 평소 아끼던 책·장난감 등 장터에 내다 팔 물건을 챙겨왔다”고 어머니 이씨는 말했다. 김양의 가족은 2006년부터 열린 위아자장터에 3년 째 연속 참가한다.

올해는 야구글러브·책·장난감·옷 등 50여 점의 물건을 가지고 위아자 장터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 가족은 첫번째와 두번째 위아자장터에 참가, 물건을 판 수익금 10여 만원을 불우이웃돕기에 기탁했다.

김양의 가족이 위아자 장터에 참여하게 된 것은 어머니 이씨가 자녀들에게 적극적인 권유로 이뤄졌다. 이씨는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자니 아깝고 집안에 쌓아 놓자니 자리만 차지해 위아자 장터에 참여, 좋은 일을 해 보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회사원 아버지 김씨는 “아이들에게 남을 위해 봉사하는 정신을 길러주고 경제관념을 심어 주는 행사여서 앞으로도 계속 참여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가게 박남기 간사는 “남이 쓰던 물건을 재활용해 쓴다는 거부감이 많이 줄어 장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 문의는 아름다운가게 대전충청본부(042-471-3009)로 하면된다.

서형식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캐나다인 레이몬드씨 “한국에도 이런 장터 많이 열려야죠”

캐나다인 레이몬드 모스코웩(57)씨가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팔 물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나눔장터는 자원을 절약하고 돈은 적게 쓰고, 불우이웃도 도울 수 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공간입니다.”

12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리는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하는 캐나다인 레이몬드 모스코웩(Raymond Moskowec·57·대전시 동구 용운동)씨는 “자원 재활용 공간인 나눔장터에 참가한다고 생각하니 흥분된다”고 말했다.

레이몬드씨는 이날 장터에 자신이 집에서 쓰던 물건 200여점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나눔장터에 내놓기 위해 각종 컴퓨터 부품은 물론, 주방용품·학용품·각종 서적 등의 물품을 사과박스 6개에 담아놨다고 한다.

2001년부터 대전에 살고 있는 그는 대전국제교류센터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위아자 나눔장터를 알게 됐다고 한다.대전국제교류센터는 대전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한글학교를 운영하는 민간기구다.

“캐나다나 미국에는 일종의 중고 벼룩시장인 ‘플리마켓(flea market)’이나 ‘개러지세일(garage sale)’이 흔하거든요. 한국에서도 이런 장터가 많이 열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그는 나눔장터 정보를 접하자마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에는 중앙일보 나눔장터에 대한 소식을 몰라 참여하지 못해 안타까웠다고 한다. 캐나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주 새스커툰(Saskatoon)시 출신인 그는 대전에서 어린이 영어 유치원과 대학에서 영어강사 생활을 하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수집한 영어교재 100여권도 나눔장터에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보다 한국사람들이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며 “이 같은 장터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방현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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