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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드 대신에 RFID' 美 기업들 속속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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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상품 유통분야에서 획기적 변화를 가능케 했던 '바코드'시스템에 경쟁자가 등장했다. 바코드를 앞서는 새로운 방식이 개발돼 시험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인 미국의 월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내 8개 매장에서 새로운 상품관리 시스템인'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작업에는 휼렛 패커드(hp).존슨 앤드 존슨.질레트.킴벌리 클라크.프록터 앤드 갬블.유니레버.크래프트.네슬레그룹의 퓨리나 등 8개의 대형 제조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월마트가 이들 업체가 만들어 납품한 21개 제품을 대상으로 RFID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월마트는 8개 대기업 외에 37개의 중견기업들도 곧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이번 시험가동 결과를 바탕으로 가을께 새로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월마트는 RFID가 도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는 복안이며, 새로운 제도의 확산을 위해 앞으로 다른 소매업체인 타깃과 영국의 테스코, 그리고 항공업계 및 제약회사들과 협력한다는 구상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PC글로벌사가 개발한 이 기술은 아주 작은 안테나를 단 RFID칩을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상품이 RFID 판독기를 통과하면 상품 고유의 전파를 회사나 매장의 재고관리 부서에 쏘아 제품의 입출을 바로 파악하게 된다. RFID 방식이 채택될 경우 바코드 특허권을 갖고 있는 IBM사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월마트는 상품이 창고에 들어오고 그 후 매장에 진열됐다 소비자의 손에 넘어가는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컴퓨터에 입력되며, 이 정보는 물건을 납품한 제조업체에도 전달돼 어떤 제품이 얼마나 잘 팔리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납품업체에도 이 같은 이점을 제공할 경우 새로운 시스템 설치비용에 대한 반대 의견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월마트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누가 어떤 물건을 언제 사갔는지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사생활 침해 논란을 빚을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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