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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힘내라 한국영화’ 주제 … 9일간 315편 상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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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일 부산 수영만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개막작인 카자흐스탄 영화 ‘스탈린의 선물’이 상영되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영화의 바다’를 향한 부산의 열세 번째 항해가 시작됐다.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일 오후 7시30분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에서 개막하고 9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개막식에 앞서 한 시간 가량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는 관객들의 환호 속에 장동건을 비롯한 국내외 스타 100여 명이 입장했다. 일본의 청춘스타 우에노 주리도 레드카펫을 밟았다. 개막식은 영화배우 김정은·정진영의 사회로 30분간 진행됐다.

곧이어 개막작으로 카자흐스탄 감독 루스템 압드라쉐프의 영화 ‘스탈린의 선물’이 상영됐다. ‘스탈린의 선물’은 구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이 소수민족 강제이주 정책을 폈던 1940년대에 한 노인이 가족과 헤어진 소년의 생명을 구해 가족처럼 돌보게 되는 이야기다. 인종·종교를 넘어서는 인간애로 폭압적 시대를 견뎌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뭉클하게 그려냈다. 감독과 함께 부산을 찾은 주연배우 누르주만 익팀바예프는 “당시 한국인을 비롯한 다양한 민족들이 기차역에 내려 마을에 정착하는 모습을 어려서 직접 목격했다”면서 “현재 카자흐스탄에서는 130개 민족이 살고 있는데, 우리가 서로 적이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에서 우리 옆집이 한국사람”이라며 “마치 제 집에 온 것 같다”고 부산방문 소감을 말했다. 올 개막식 입장권은 앞서 인터넷 예매가 1분30초 만에 매진돼 역대 최단기록을 세웠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찾은 스타들. 일본배우 우에노 주리와 안성기, 그리고 개막식 진행을 맡은 김정은(왼쪽부터). [연합 뉴스]

올 부산영화제는 10일까지 60개국 315편의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역대 최대규모다. 제1회(31개국 169편)의 두 배에 가깝다. 특히 올 영화제는 ‘힘내라, 한국영화’를 주요 모토로 정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의 투자자를 찾아주는 다양한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아시아필름마켓, 부산영상위원회 주최의 영화산업박람회 등도 열린다.

한편 배우 최진실의 사망소식에 대한 동료배우들의 충격은 영화제 현장에서도 감지됐다. 당초 개막식에 참석하려던 이병헌은 서울의 빈소를 찾았고, 부산에 도착한 김혜수는 큰 상심에 빠져 레드카펫에 입장하지 않았다. 부산에서 영화 ‘해운대’를 촬영중이던 엄정화도 이날 예정된 촬영을 접고 서울로 향했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개막식 말미에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아온 최진실 배우가 타계했다”며 “영화제에 참석한 모든 분들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부산=이후남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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