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파스퇴르유업 “상황 파악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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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남양유업과 파스퇴르유업은 자사 분유 원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배경을 모르겠다며 무척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스퇴르유업의 관계사인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한국산 분유는 깨끗하다고 해서 중국에서 수입 요청이 쇄도하는 판국에 이런 일이 생겨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는 소비자들도 충격에 빠졌다. “(우리 아기에게)문제가 있을까 봐 불안해서 잠이 안 온다”(ID choyj747), “뉴질랜드산은 괜찮다더니… 대체 뭘 믿고 먹여야 하는지 모르겠다”(ID jain7708)는 반응들이다. 국내 최대 육아사이트 ‘맘스홀릭베이비(cafe.naver.com/imsanbu)’에는 멜라민 분유 소식이 전해진 1일 오후 8시 이후에만 수백 건의 댓글이 달렸다. 유통업계는 “이미 사 놓은 분유를 환불할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로 홍역을 치렀다.

소비자들은 ‘왜 중국에서 멜라민 분유가 문제된 지 한참 지나 국산 분유 원료의 문제점을 발견했느냐’며 당국을 질타했다. 생후 열 달 된 아기를 기르는 김수미(35)씨는 “중국에서 멜라민 분유 얘기가 돌 때부터 아기 엄마들은 ‘분유 먹여도 되는 거냐’며 불안해했다. 중국산 원료를 쓰지 않았다 해도 아기 분유를 가장 먼저 조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모유가 나오지 않는 엄마들은 “당장 무얼 먹여야 할지 모르겠다”(ID hjflora)고 애태웠다. 한 살짜리 아기를 둔 이훈주(33)씨는 “몸에 좋다고 해서 30% 이상 비싼 초유성분 분유를 먹였는데 관리가 이렇게 허술할지 몰랐다”고 했다.

◆뉴질랜드에선=지난달 29일 뉴질랜드 낙농업체 타투아는 분유에 들어가는 원료 중 하나인 락토페린의 수출을 자발적으로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과 23일의 뉴질랜드 식품안전청 검사 결과 이 업체 락토페린에서 4ppm의 멜라민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식품안전청은 이와 관련, “4ppm의 검출량은 뉴질랜드와 미국·유럽연합(EU)의 기준보다 훨씬 낮은 것이며 건강에는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문제가 된 중국 분유에서 검출된 멜라민 양은 2500ppm 정도다. 뉴질랜드 측은 또 다른 업체인 웨스트랜드 우유와 호주의 낙농업체 타투라의 락토페린에 대해서도 멜라민 함유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최지영·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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