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배르나르 타피 現유럽의회의원 영화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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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랑스 전직장관 출신인 베르나르 타피(52)유럽의회의원이 영화배우로 변신,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초년시절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사업수완을 발휘,경제인으로 성공한 타피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뒤 도시개발장관을 두번이나 역임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인물이다.고(故)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으로 차세대 대권주자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 최강의 축구팀 올림픽-마르세유(OM)의 구단주였던 그는 93년 유럽컵 결승전에서 상대팀 선수를 매수하고 승부를 조작,물의를 빚었는가 하면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부정을저지른 혐의로 현재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5일 국회의원직을 사임한 그가 출연한 영화는 『남과 여』의 거장 클로드 를루슈(58)감독이 제작한 『남과 여,그 사용법』. 그는 이 영화에서 본처와 정부(情婦)사이에서 사랑과 중년의 삶에 대해 반추하며 번민하는 주인공인 변호사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인기 희극배우 파트리스 루치니,『남과 여』의 여주인공인 아눅 애메,신세대의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모의 여배우 오펠리 윈터등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 열연,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28일 전국 4백여개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될 이 영화는 올해베니스영화제에 출품될 예정.
영화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두고 『프랑스 사회의 현실을 진솔하게 반영한 걸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함께 공연한 배우들도 『타고난 연기자』라고 타피의원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했다. 정치인과 경제인으로서 한편의 드라마틱한 영화같은 인생을 살아온 타피의원은 『앞으로 영화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영화배우로서도 성공할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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