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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마음대로 수수료 정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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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치열해진 증권사의 수수료 경쟁이 이제는 서비스 차별화로 확대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수수료 인하 경쟁에 불을 댕긴 곳은 하나대투증권. 그 결과 수수료는 최근 거의 제로 마진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이번엔 회사별로 맞춤 서비스를 앞 다퉈 내놓고 있다. 천편일률적이던 증권사 수수료와 서비스가 차별화되니 투자자로선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사실상 제로 마진=지난 4월 하나대투증권은 은행을 통해 가입하는 계좌에 대해 업계 최저인 0.015%의 수수료를 적용했다. 그 전까지는 한국투자증권이 은행 연계계좌의 온라인 매매에 적용(뱅키스)한 수수료(0.024%)가 최저였다.

하나대투증권의 공세에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이트레이드증권을 비롯해 동양종금·대우·한국투자증권도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따라 낮췄다. KB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0.015%란 수수료율은 마케팅 비용까지 감안했을 때 거의 제로 마진”이라고 말했다.

이후 잠잠하던 수수료 인하 경쟁에 최근 유진투자증권이 다시 불을 붙였다. 유진은 새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출시한 기념으로 내년 2월까지 수수료(유관기관 수수료는 제외)를 아예 면제해주고 있다. 특히 HTS 사용 후 사용자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하면 그간의 시간과 비용을 책임진다는 뜻으로 3000원 상당의 포인트도 지급한다.

동양종금증권은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고 나섰다. 20∼27세 연령의 주식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1인 1계좌에 한해 계좌를 튼 후 첫 4년간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증시 부양 조치의 하나로 증권선물거래소·증권예탁결제원이 받던 수수료를 올해 말까지 면제하기로 하자 증권사도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더 내리기로 했다. 대신·대우·삼성·유진투자·한국투자·한화·현대증권은 12월 말까지 ▶주식 0.00665%포인트 ▶선물 0.0004104%포인트 ▶옵션 0.0171%포인트씩 수수료를 인하한다.

◆차별화 서비스로 승부=수수료 인하보다는 차별화 서비스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삼성증권은 7월 말 고객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춰 직접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 체계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 수수료 서비스’를 내놓았다. 고객은 투자 성향에 따라 종목선택 우대서비스, 추천종목 우대서비스, 연계투자 우대서비스, 신규고객 우대서비스, Fee(정액 수수료) 무제한 서비스 등 다섯 가지 수수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예컨대 추천종목 우대 서비스는 삼성증권이 추천하는 톱 10 종목을 매수할 경우 수수료의 50%를 깎아 준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온라인 주식거래를 많이 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항공 마일리지나 자동차 할부로 활용할 수 있는 ‘굿아이 빅3’ 서비스를 도입했다. 적립되는 포인트는 수수료의 최대 30%까지로 월 1억원 온라인 주식거래 시 1년간 최대 2만8500마일리지(대한항공)가 적립돼 제주도 편도 항공권 5장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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