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FC 서울, 1위 성남에 반뼘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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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FC서울이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이 형성하던 K-리그 양강 체제를 무너뜨렸다. 컵대회를 포함해 13경기 무패 행진(10승3패) 중인 서울은 2위로 도약했다.

서울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서울은 전날 나란히 패한 성남·수원과 승점 41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 팀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성남 +22, 서울 +17, 수원 +15) 차이로 1~3위에 자리했다. ‘라이벌’ 수원을 3위로 밀어낸 서울은 선두 성남까지 집어 삼킬 태세다.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 때만 해도 서울은 수원에 승점 9점, 성남에 6점씩 뒤져 있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K-리그가 재개되자 서울은 거침없이 내달렸다. 수원(1승1무3패), 성남(2승1무2패)이 부진한 틈을 타 상위권 구도를 재편한 것이다.

셰놀 귀네슈 서울 감독은 경기 전 “무승부는 순위 싸움에 조금도 도움이 안 된다”며 승리를 향한 공격축구를 예고했다. 지난 시즌 서울은 지지 않았지만 이기지도 못하는(8승13무5패) 바람에 7위에 그쳤고 플레이오프에 컷오프 당했다. 이를 간파한 듯 박항서 전남 감독은 수비를 강화한 뒤 역습을 노리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스리백과 네 명의 미드필더 등 많게는 7명이 후방 깊숙이 진을 쳤다.

이런 박 감독의 전술로도 박주영의 프랑스 이적 이후 서울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떠오른 정조국을 막지 못했다. 정조국은 전반 17분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들어 깔끔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정조국은 최근 5경기에서 3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박주영의 공백을 메우는 게 아니라 박주영의 흔적을 지워 가는 모양새다. 서울은 귀네슈 감독의 공언대로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8분 데얀은 기성용의 슈팅이 수비수 몸을 맞고 나오자 낚아챈 뒤 오른발로 마무리, 추가 골을 넣었다. 정규리그 13호 골로 득점 1위 두두(성남)와는 불과 1골 차이다. 정조국과 교체 투입된 이승렬은 종료 11분 전 데얀의 패스를 받아 쐐기 골을 뽑아냈다.

4위 울산 현대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29분 이진호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1-0 승리, 승점 37점이 되면서 선두 싸움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한편 27일 수원은 홈에서 전북 현대에 2-5로 참패했다. 수원 출신의 전북 공격수 조재진은 1골·1도움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 스틸러스는 홈에서 성남에 선제골을 내준 뒤 연속 골을 뽑아내 2-1로 역전승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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