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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통령,'독불장군' 경고에 담긴 속뜻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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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독불장군에겐 미래가 없다.』 대통령예비후보군(群)의 발언이우후죽순처럼 불거지고 있는 신한국당에 19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다.이날 청와대에서 있은 신한국당의 영입자 13명에게 지구당 조직책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金대통령은 의미심장한 얘기를 했다.『정당생활은 단체생활』『당이 단합,국민의신뢰와 지지를 받아야 한다』등 보기에 따라서는 무소속이나 다른당에서 들어온 새식구들에게 단체생활의 원칙을 제시하는 가장(家長)으로서의 훈시처럼 비치기도 한다.그러나 『어떤 말과 행동을할 때 그것이 국가와 당에 이익이 되는지,아닌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거나 『돌출발언을 하거나 당의 목표를 저해하는 발언을해서는 안된다』는 대목을 보면 의도가 분명하다.한 참석자는 『대통령임기를 1년4개월이나 남긴 시점에 터져 나오는 차기대선 관련 발언에 엄중경고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金대통령의 독특한 수사(修辭)에는 『최근 당내의 움직임에 대한 강한 불쾌감이깔려있다』고 이 참석자는 덧붙였다.당내에서는 당장 누구를 겨냥한 발언인가를 놓고 입방아가 시 작됐다.총선후 다시 대선후보군들이 고개를 들자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을 통해 『대권발언 강연보다는 당론을 전파해 달라』는 간접 경고를 던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대권후보 조기가시화론」(李會昌고문),「당대표.총리 복지부동 론」(朴燦鍾고문),「차기후보 합의 추대론」(崔炯佑고문)등 돌출발언이 계속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특히 현 정권의 치적(治績)으로 기록될 수있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조기가입」반대(朴燦鍾고문),당지도부가 추진했던 「대통령 대선유세허용」반대(金潤煥고문)등 당의 목표와 톱니바퀴가 맞지 않는 사안도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한 청와대의 의중은 분명한 듯하다.익명을 부탁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수해와 경제의 어려움등 여러 민생문제와 한총련사태등 현안이 앞에 있는데 당을 이끌 사람들이 대권쪽에만 신경을 쓰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들이 미진하다 고 金대통령은 파악하는것 같다』고 했다.
金대통령은 당 상임고문단 전원을 27일 청와대로 초청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의 발언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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