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수술'…평형 바꾸고 값 낮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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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최근 신규 분양시장이 다소 활기를 띠면서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던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을 재분양하는 사업지가 늘고 있다. 주로 지난해 10.29 부동산대책 직후 분양했다 실패했던 곳으로 분위기 좋을 때를 틈타 분양가를 깎아주거나 설계를 바꿔 팔아치우려는 것이다.

신도종합건설은 지난해 12월 내놓았다가 미분양된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 신도브래뉴(383가구)를 지난달 29일부터 분양가를 내려 재분양하고 있다. 24평형은 종전 분양가에서 1600만원, 32평형은 2000만원 깎아준다. 기존 계약자도 같은 조건으로 잔금에서 차감해준다. 이 회사 양형윤 차장은 "주변 시세보다 비싸 분양이 안 된 것으로 보고 값을 내렸다"며 "선착순 계약 후 사흘간 80%가 계약됐다"고 말했다.

코업도 지난해 10.29 대책 직후 분양에 실패했던 서울 충무로의 서비스드레지던스 오피스텔을 재설계해 분양하고 있다. 35평형짜리는 18평형, 18~19평형은 12평형으로 줄였고, 평면도 다각형에서 사각형으로 바꿨다. 코업 임혜경 차장은 "평수가 커 분양하기 힘들고, 임대 놓기도 만만치 않아 설계를 다시 했다"며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의 청약열기 때문인지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4개 사업지를 동시 분양했던 화성산업은 분양률이 저조하자 최근 사업장을 대수술했다. 범어동 화성파크리젠시와 만촌동 화성파크드림 1차 주상복합아파트는 마감재 수준을 높이고, 이자후불제를 중도금 무이자로 바꿨다. 지산동 화성파크드림 아파트와 만촌동 화성파크드림 2차 주상복합아파트는 평형을 줄이고 가격도 일부 낮췄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분양시장 양극화로 시티파크와 같은 양지도 있지만 음지도 있다"며 "관심권 밖의 사업지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전략과 마케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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