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X2" 토니역 진수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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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진수현(25)은 오디션에 강한 배우다.연극배우의 시작이 94년 3월 뮤지컬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의 오디션을 통해서였다.물론 누구나 그렇듯 출발은 단역이었다.95년 8월 『광개토대왕』 오디션도 거뜬히 통과했고 95년말 뮤지컬 『오드리』 오디션에도 응모,비중있는 조역 시폰역을 맡았다.공개경쟁에서 한번도 탈락없이 늘 선발된다는 것,그건 그가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데 남다른 뭔가를 가졌다는 의미다.
『노래는 웬만큼 자신있지만 연기는 아직 부족해요.오디션이 전부 뮤지컬이었으니 노래솜씨덕을 본 셈이죠.』 그는 현재 토니역에 빠져있다.21세의 톡톡 튀는 신세대 아가씨 토니는 극단 민중이 공연중인 코미디극 『2×2』의 주인공.유부남을 사랑하지만도덕성과 정의감으로 가득찬 성격이다.『2×2』는 20년전 『선인장 꽃』이란 제목으로 공연됐 고 당시로서는 장안의 화제가 될만큼 많은 관객을 동원했었다.민중극단의 새내기였던 윤석화가 직접 번역한데다 주역인 토니를 연기해 일반에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대선배가 연기했던 역이라고 특별한 부담은 없어요.시대가 달라지면 배우도,연기도,개성과 감성도 달라지는 것 아닌가요.당시극을 보았던 선배분들중에 「석화는 참 잘했었지」하는 얘기를 들으면 좀 신경이 가긴 해요.』 연출을 맡은 정진수 한국연극협회이사장이 그를 보고 이 작품을 20년만에 다시 만들어볼 생각을했다고 할 정도로 그는 극중 21세 토니와 무척 닮았다.울었다웃었다 순식간에 얼굴표정과 분위기를 바꾸는 극심한 감정변화가 그렇고,도덕성 과 정의감에 차있으면서도 유부남과 후회없는 사랑을 나누는 천방지축 결단력이 또 그렇다.
『학교때 연극반이었어요.연극배우가 꿈은 아니었는데 맘에 있던선배 한분의 「연극 한번 해보자」는 소리에 여기까지 왔어요.』93년 배화여자전문대 유아교육과 시절 「목련극회」란 연극서클에가입했다가 본래의 꿈인 가수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같은 연기자겸 가수로 꿈의 색깔을 더욱 진하게 칠하게 된 사연을 그는 이렇게 털어놓는다.
『배우는 긴 공연을 견뎌내야 해요.그러려면 자기 컨트롤이 가장 중요하지요.이번은 석달이상 계속되는 장기공연인데다 여름이라조명아래는 더 뜨겁지요.견뎌내고 나면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여주인공 킴같은 역을 꼭 해보고 싶어요.』 글=이정재.사진=오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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